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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갈라진 광장' 들여다보니…둘 다 외면한 '20대'

<앵커>

최근 서초동과 광화문에서는 조국 장관을 향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대규모 집회가 이어졌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서울시 생활 인구 통계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분석해봤더니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였던 곳에 유독 20대 숫자가 적었습니다.

저희가 어떻게 조사를 했는지 또 20대가 적은 이유는 무엇일지, 이경원 기자가 사실은 코너에서 분석해봤습니다.

<기자>

서울시 생활 인구 통계라는 게 있습니다.

특정 시간, 특정 지역에 어떤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통신 데이터와 지하철 사용 내역 등을 통해 산출합니다.

정확도가 높아서 지난 2016년 촛불집회 때를 비롯해 이번에 열린 서초동, 광화문 집회 규모에 대한 다른 언론들의 데이터 분석에도 이 통계가 이용됐습니다.

어떻게 분석하느냐, 가령 어떤 지역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그러면 집회 때 그 지역 인구가 확 늘어나겠죠.

평소 통계와 비교를 해서 그날, 그 시간 늘어난 인구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집회에 어떤 사람이 주로 왔는지 또 얼마나 왔는지 파악할 수 있는 겁니다.

10월 3일 광화문 집회부터 보겠습니다. 저희는 광화문과 종로, 시청 주변 도로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세대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74.9%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15.1%였습니다. 노년층이 압도적입니다. 다른 세대는 한자릿수입니다.

누적 인원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집계된 최대 인원은 이날 오후 2시 41만 8천여 명으로 분석됐습니다.

이틀 뒤 열린 서초동 집회입니다. 이번에는 서초역 사거리와 그 주변 도로를 포함한 이 부분이 기준입니다.

세대별로 보면 40대가 29.6%로 가장 많았고, 50대 27.2%였습니다. 60대 이상도 20% 가까이 됩니다.

역시 순간 최대 인원은 오후 6시, 13만 7천여 명입니다.

서초동은 중장년층이, 광화문은 노년층이 집회를 주도한 겁니다.

20대 수치만 따로 보시면 광화문 0.9%, 서초동 5.7%.

서초동 집회가 상대적으로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20대의 비중은 아주 낮습니다.

이번 논란에서 대학 입시 의혹이나 장학금 같은 청년 문제가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저조하게 느껴집니다.

전문가 취재를 해보니 정치 양극화의 블랙홀 속에서 20대 회의감이 유독 컸다는 공통된 분석이 나왔습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진영 대결로 가는 현실에 대한 냉소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런 사회는 희망이 없어지는 겁니다.]

실제로 여론 조사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20대 비율 추이를 봤더니 이렇게 파란색 선입니다.

다른 세대에 비해 많이 높습니다. 시간 지날수록 더 높아지는 추세고 절반 가까이 될 때도 있습니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서초동과 광화문 어디에도 속하지 않겠다, 나만의 깃발을 들겠다, 이런 식의 온라인 운동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CG : 이경문, 자료분석 : 김혜리·이다희)     

▶ [취재파일] 촛불, '얼마나'가 아닌 '누가' 들었나를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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