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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성적? 인생 성적 아냐" 꼭 잡은 손…학생 살린 이웃

<앵커>

중국에서 성적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려던 중학생을 이웃 주민이 구해냈습니다. 우리나라 못지않게 입시 경쟁이 치열한 중국에선, 청소년들의 이런 학업 스트레스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베이징 정영태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1일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한 고층 아파트.

26층 복도 창문 난간 바깥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한 청소년의 손을 중년 부부가 꼭 붙잡고 있습니다.

[14살 중학생 : 더 이상 학교 갈 수 없어요. 너무 지쳤어요. 시험에서 학년 일등을 해야 한대요.]

학업문제로 부모에게 꾸중을 듣고 투신하려던 14살 중학생을 이웃 주민 부부가 발견해 가까스로 붙잡은 겁니다.

[중학생 구한 이웃 주민 : 너 매번 시험 점수가 어떤데? (매우 안 좋아요.) 아냐. 시험 점수가 한 사람의 인생 성적은 아니야.]

올라오지 않겠다는 학생 손을 끝까지 놓지 않고 다독이며 설득합니다.

[중학생 구한 이웃 주민 : 사회에 나가면 시험 점수로만 한 사람을 평가하지는 않아. 이제 올라와 올라와.]

소방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이렇게 시간을 끌었고, 학생을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양 모 씨/중학생 구한 이웃 주민 : 성적이 떨어지자 엄마한테 '쓸모없다'는 말을 들어서 압박감이 심했다고 했어요.]

구조 사연이 알려지자 이웃 부부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는 반응과 함께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가 큰 사회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중학교부터 입시 경쟁이 치열한 중국도 청소년 건강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전체 우울증 환자 가운데 18살 미만 환자가 이미 30%를 넘었고, 발병 연령은 갈수록 어려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사교육 금지로 학업 부담을 줄였다고 홍보하지만, 비밀 고액 과외가 성행하는 등 음성화, 양극화만 초래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오영택, 영상출처 : 더우인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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