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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A 삼성역 개통 왜 지연됐나…감사원 보고서 살펴보니

GTX-A 삼성역 개통 왜 지연됐나…감사원 보고서 살펴보니
▲ GTX-A 이용하는 시민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핵심 정차역인 삼성역 개통이 늦어져 '정부 보상금'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지연 책임을 두고 중앙-지방 정부 사이에 긴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국토교통부가 책임을 서울시로 돌려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반면 서울시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입장입니다.

시는 삼성역 문제에 대응을 자제하는 '로키' 입장을 유지해 왔으나 구상권까지 거론되는 데는 내심 불편한 기색입니다.

GTX-A는 파주 운정과 화성 동탄을 잇는 노선으로 계획됐으며, 올해 3월 30일 수서∼동탄 구간이 우선 개통하면서 보상금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개통 한 달 이용객은 예측 수요의 43%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는 삼성역까지 노선이 연결되지 않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평일 서울로 출퇴근하는 동탄 시민 상당수는 강남, 역삼, 선릉 등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하는데, GTX-A 노선은 현재 삼성역이 아닌 수서역까지만 연결돼있습니다.

2018년 12월 국토부가 사업시행자 SG레일과 맺은 'GTX-A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말 운정∼서울역 개통 시점부터 삼성역 개통 때까지 SG레일에 삼성역 미개통에 따른 운영이익 감소분을 지급해야 합니다.

삼성역이 제때 개통하지 못해 발생하는 운영손실을 정부가 메꾼다는 것입니다.

GTX-A 이용하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삼성역이 개통되는 2028년까지 보상금이 수백억 원에 달할 것이란 추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요 부진 원인은 복합적이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선하 공주대 도시·교통공학전공 교수는 초기 수요 부진과 관련해 "사람들이 새로운 교통수단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며 "기대 효과가 과대평가 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또 삼성역과 구성역 미개통, 20분이라는 긴 배차 간격, GTX 역사의 미흡한 연계 교통 체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요가 아직 안정화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6월 말 구성역이 개통되고 역사 접근성 등이 개선될수록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개통 지연 원인은 감사원 감사 보고서를 통해 더 객관적 시각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2016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국토부는 시와 영동대로 복합개발 업무협약(MOU)을 맺고 삼성역을 영동대로 개발과 연계해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완공 목표는 2021년으로 제시했습니다.

시는 2017년 8월 기본계획 수립을 마치고 2018년 2월 기본설계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1년 만에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국토부가 2019년 2월 경제적 타당성 부족을 이유로 광역복합환승센터에서 KTX를 빼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KTX 노선 배제 요청으로 시는 기본설계 재설계에 들어갔고 그 과정에 10개월이 걸렸습니다.

서울 강남구 GTX-A 수서역에서 승객들이 이동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주 52시간 근무 제도가 적용돼 공공 건설공사의 기간 산정기준도 바뀌게 된 것입니다.

새 기준이 적용돼 공사 기간은 총 65개월에서 86개월로 21개월이 늘어났습니다.

또 기본계획 설계 과정에서 과소 반영된 공사 기간을 현실화해 9개월이 늘어났습니다.

아울러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간 총사업비 협의가 지연돼 착공도 늦어졌습니다.

KTX 배제 요청과 재설계로 이어진 과정, 공사 관련 법 개정은 시의 책임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만 보고서에는 시의 소관 영역을 언급한 부분도 있습니다.

시는 영동대로 개발을 위해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대신 기본설계에만 22개월이 걸리는 국제설계공모를 결정했는데, 감사원은 복합환승센터를 철도시설로 간주해 턴키 입찰로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시는 복합환승센터는 건축물로서 국제설계공모 우선적용 대상 사업이고 법령에 따라 국제공모를 했다는 입장입니다.

시가 국제설계공모와 기본설계 기술제안 입찰을 통해 제시한 개통 목표 시기는 2023년 말이었으며, 현재 삼성역 미개통은 국제공모 탓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서울시는 민간사업자에게 운영수익 감소분을 보전해 주기로 한 협약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국토부의 구상권 청구 관측도 있지만, 미개통의 주된 이유가 정부의 정책 변경과 법령 개정이란 점을 고려하면 청구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GTX-A 전 구간이 개통되지 않았고 수요도 안정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보상금 규모를 책정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시 관계자는 "현시점에 정부 관계자로부터 구상권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당황스럽다"며 "만약 향후 국토부가 구상권을 청구한다면 합당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영동대로 지하 광역복합환승센터와 광역철도 복합개발은 2016년부터 국토부와 MOU를 맺고 함께 추진해 온 사업"이라며 "불가피하게 단계적 개통을 하게 됐으나 앞으로 국토부와 긴밀히 협력해 삼성역이 목표 기한 내 개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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