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보궐선거 전패…'벼랑 끝' 기시다

<앵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어제(28일) 치러진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참패했습니다. 3곳 모두 야당에 의석을 내준 건데, 기시다 총리가 앞으로 정국 운영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도쿄 박상진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시마네현 제1구 보궐선거 결과,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후보가 자민당 후보에 압승했습니다.

자민당 후보가 내리 9선을 했을 정도로 보수의 텃밭이어서, 자민당에겐 더 뼈아픈 패배입니다.

[가메이/입헌민주당 후보 (시마네현 제1구) : 보수왕국이라는 시마네현에서 이번 결과가 나온 건 큰 메시지가 되어 기시다 정권에 닿을 것입니다.]

비자금 홍역을 치른 자민당은 나가사키현 제3구·도쿄 제15구에는 후보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시마네현 제1구에만 후보를 냈는데 그마저 완패해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한 겁니다.

기시다 총리가 두 차례나 시마네현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민심은 싸늘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자민당의 비자금 추문 이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로, 기시다 내각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컸습니다.

자민당 비자금 의혹 규명에 진척이 없는 데다, 고물가 등 민생고에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입니다.

[모테기/자민당 간사장 : 매우 엄중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시 한번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기시다 총리가 취임 이후 5번의 보궐선거 가운데 전패는 처음이라며 향후 정국 운영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장 입헌민주당은 중의원 해산을 요구하며 압박에 나섰습니다.

자민당으로선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에 불과해, 중의원을 해산하고 다시 선거를 치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9월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간판을 바꾸고 내년 중의원 총선거를 준비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문현진,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