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벌새'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김보라 감독은 "원래 영화는 세 시간 반이었다. 그런데 주변에서 '정신 차려라', '이 예산 안에서 절대 찍을 수 없다'고 해서 눈물을 머금고 잘랐다. 시나리오도 길었고, 회차도 많고, 시대극이라 주변에서 말리기도 했다. 현대극으로 바꾸고, 인물도 줄이라는 충고도 많이 받았다"라고 밝혔다.
김보라 감독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김 감독은 "이 영화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와서 영화적 우주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걸 놓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벌새'를 6년 넘게 준비 했다. 그렇게 긴 시간 할 수 있었던 건 사랑이었다. 이 시나리오를 정말 사랑했다. 완벽한 시나리오라고는 할 순 없지만 이 영화를 사랑하는 것에 대한 확신은 있었다."고 말했다.
'벌새'는 성수대교가 붕괴된 1994년, 거대한 세계 앞에서 방황하는 중학생 은희가 한문 선생님 영지를 만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작품.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돼 관객상과 넷팩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전세계 영화제에서 25관왕을 달성한 수작이다.
김보라 감독은 2011년 단편 영화 '리코더 시험'으로 주목 받았으며, '벌새'를 통해 그 스포트라이트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벌새'는 8월 29일 개봉한다.
(SBS funE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