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레일 열차, 또 선로 사고는 올해에만 66건 일어났습니다. 특히 최근 3주 동안에 10건이 터졌는데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문제가 생긴 겁니다. 사고 나기가 보름 전에 코레일이 비상 안전 경영하겠다고 선포를 했고 또 사고 사흘 전에는 국무총리가 코레일을 직접 찾아가서 질책까지 했지만, 결국 열차 탈선 사고를 막지 못했습니다. 과연 안전이 생명인 열차를 계속 믿고 탈 수 있는 건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복구 작업을 끝내고 다시 운행을 시작한 열차를 이세영 기자가 타고 가면서 시민들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기자>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KTX 열차입니다. 오늘(10일) 새벽부터 운행이 재개됐는데 제가 직접 열차를 타고 강릉까지 가보겠습니다.
겉보기에는 사고 전과 다를 게 없지만 승객들은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출장이나 병원 치료 등 일정이 촉박한 경우가 많다 보니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승객들도 적지 않습니다.
[권성희/탑승객 : 오늘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냥 가자, 그래서 이제 마음먹고 그냥 타면서도 불안한 마음은 계속 (들었습니다.)]
역을 출발한 지 1시간 40분가량 지나자 열차는 사고 현장인 진부역에 접근합니다.
그러자 갑자기 열차 속도가 확 줄어듭니다. 놀란 승객들 시선이 일제히 창밖으로 쏠립니다.
[약 (시속) 30km 서행 운행 중입니다.]
안전지침에 따라 사고 구간에서는 시속 40km 이하로 달리는 겁니다.
[서지혜/탑승객 : 사고 지점 다다를 때마다 조금 긴장이 됐던 것 같아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승객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열차 끝에서 끝까지 돌아봐도 보이는 직원은 단 2명뿐입니다. 두 사람이 2백 명 넘게 탄 열차를 돌아다니며 탑승 안내부터 각종 민원 업무까지 도맡고 있습니다.
사고라도 나면 누구 지시에 따라야 할지, 승무원들과는 어떻게 연락해야 하는지
[원재/탑승객 : 이런 사고가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승무원이 느는 걸 저희가 가시적으로 본다거나 이런 걸 못 느낀다면 어떻게 타나….]
혹시 모를 불안감에 초조했던 2시간, 열차는 어느새 강릉역에 다다랐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황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