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 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것은 우선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이 크다. 지난주 올겨울 가장 강력한 한파(12일 서울 -15.3℃ 기록)를 몰고 왔던 한반도 북쪽의 찬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중국 화남지역으로 내려온 뒤 다시 한반도지역으로 아주 서서히 이동하면서 서풍이 불어왔고 이 서풍이 중국을 강타한 미세먼지를 한반도로 끌어들인 것이다.
특히 약해진 고기압이 한반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한반도 지역에서는 바람이 매우 약해져 들어온 미세먼지를 확산시키지 못했다. 환기가 거의 안 된 것이다. 또 바람이 약해 국내에서 발생한 먼지까지 빠져나기지 못하고 그대로 쌓이면서 미세먼지 농도는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서풍이 불러온 중국발 미세먼지가 바람이 약해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쌓인 꼴이다.
오늘(19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하늘에서 약하나마 푸른색을 볼 수 있는 것은 한반도 주변에 전체를 지배하는 강한 기압계가 없는 상황에서 그동안 수도권을 덮고 있던 미세먼지가 약한 북서풍을 타고 남부지방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의 푸른 하늘은 오래가지는 못할 전망이다. 토요일인 내일(20일) 새벽부터 낮 사이에 북서풍 계열의 바람이 불어오면서 중국발 미세먼지를 다시 한반도로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내일(토)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다시 중국발 미세먼지에 완전히 덮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시적으로는 '매우 나쁨' 수준도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해결사인 찬바람이 불어오면서 기온은 큰 폭으로 떨어진다. 다음 주 화요일(23일)부터 주말까지 5~6일 정도는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의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뚝 떨어지고 한낮의 기온도 영하 5도 안팎에 머무는 강력한 한파가 찾아올 전망이다. 이번 주는 한파가 물러가고 미세먼지가 왔다면 다음 주는 미세먼지 대신 강력한 한파가 찾아오는 것이다.
바람을 마음대로 조절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바람을 타고 돌아다니는 미세먼지는 더더욱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에서는 100m가 넘는 공기청정기를 가동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일단 공기 중으로 배출된 미세먼지를 다시 모두 주워 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조절이 가능한 것이 있다. 배출량이다. 매일매일 하늘을 바라보며 해결사인 강한 바람이 불기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당연히 현재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나 사업장, 지역이나 사람들이 배출량을 우선 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