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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생명은 소행성에서 왔을까? 한국 연구팀 새로운 소행성 분류 기술 개발

천문연구원과 연세대 공동연구팀이 소행성 근적외선 관측을 통해 구성 성분을 알아내고 분류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우주 공간을 떠돌고 있는 소행성의 구성 성분을 파악해 태양계의 기원을 밝히고 자원 탐사 등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소행성은 물과 생명의 기원?

소행성에서 반사된 가시광선이나 근적외선 같은 빛은 소행성의 표면 구성 성분에 따라 성질이 변합니다. 반사된 빛의 스펙트럼을 분석하면 지구에서도 멀리 떨어진 소행성의 성분을 파악하는 게 가능합니다. 이 방법을 이용해 지금까지 천문학계는 버스-드미오(Bus-DeMeo)라는 분류 체계에 따라 소행성을 성분별로 구분해왔습니다. 규소질(S), 탄소질(C), 베스타형(V), 기타 유형(X) 등 24가지로 소행성을 나누고 대표하는 알파벳 기호를 부여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탄소질(C형) 소행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화성과 목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탄소질(C형) 소행성에는 유기물이 많습니다. 2020년 일본의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가져온 소행성 '류구'의 샘플에서도 RNA를 구성하는 염기 중 하나인 '우라실' 발견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생명체의 근간이 되는 염기의 기원이 외계에서 왔다는 가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탄소질(C형) 소행성에는 '물'도 많이 분포하는데 지구 표면의 70%를 구성하는 물 또한 소행성에서부터 왔다는 가설도 유력합니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가 발사한 탐사선인 오시리스-렉스도 소행성 베누의 샘플을 들고 올해 9월 지구로 귀환합니다.
 

기존 소행성 분류 체계 경험에 의존, 분류에 한계

이렇게 지구의 비밀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소행성 연구가 중요한데, 기존의 버스-드미오(Bus-DeMeo)의 분류 체계의 분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가 계속 제기돼왔습니다. 과학적인 방법이 아니라 사람의 경험에 의존해 분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천문연구원이 기존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그림1]처럼 소행성을 구분 짓는 경계선들이 중복되거나 모호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시광 스펙트럼 기울기'와 '흡수 스펙트럼 깊이' 2가지를 기준으로 구분하다 보니 분류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림1]
소행성 분류체계

공동연구팀은 '스펙트럼 넓이라는 변수'를 추가해 3차원 공간에서 소행성의 새로운 분류 체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천문연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관측 자료와 자체 개발한 기계학습법을 통해 4,528개 소행성 표면의 구성 성분을 분류했습니다. 공동연구팀은 명확하게 그 경계를 구분할 수 있는 기존 9개의 분류형(A, B, C, K, L&D, O, S, V, X)을 확인했으며, 특히 2차원 색 평면에서 구별하기 어려운 K형과 X형을 3차원 공간에서 뚜렷하게 구분 지었습니다.

[그림2]
천문연 연세대 소행성 분류
(참고 링크 : https://astromsshin.github.io/research/asteroid_RMS/index.html)

천문연구원의 문홍규 박사는 이번 기술이 "100만 개 넘는 소행성과 32,000개에 달하는 근지구 소행성의 정보를 빠르게 수집, 한눈에 파악하는 강력한 도구"라며 "해외 연구자들이 제시한 기준에서 탈피, 앞으로 독자적인 분류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행성과학저널(Planetary Science Journal)에 발표됐습니다.

참고 논문 : Taxonomic Classification of Asteroids Using the KMTNet Multiband Photometry Data Set(2023)
저자 : 최상호, 문홍규, 노동구, 신민수, 김명진, 손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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