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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나와 차량 밀고 치우고…제설차도 역부족

<앵커>

이번 폭설은 3월에 그것도 이동 차량 많은 연휴 마지막 날 쏟아지면서 더욱 대처가 어려웠습니다. 주차장처럼 변한 도로에서 오지 않는 제설차를 기다리며 운전자들이 저마다 눈을 치워보고 차를 밀어 보기도 했는데요.

김상민 기자가 13시간 넘게 고립됐던 도로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당겨. 더 가. 더 가. 오른쪽으로. 밟아!]

사륜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페달을 밟자 줄로 연결된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제설차가 오지 못한 곳에 사륜차 동호회 회원들이 출동했습니다.

[방기원/천안 동남구 : 크레인 밧줄 그걸로 묶어서, 기차놀이. 기차놀이해서 끌고 올라가는 거예요. (언덕길) 위에까지.]

대형 주차장으로 변한 서양양요금소.

어제(1일) 오후부터 새벽까지 발이 묶인 채 하염없이 제설차만 기다립니다.

하지만 출동한 제설차마저 미끄러지고, 쓰러졌습니다.

[신동성/경기 과천시 : 삽으로 계속해서 조금씩 조금씩 파 올라와서 길 나면 (차량이) 다 같이 올라갈 수 있게끔 준비해놨는데 (제설) 차가 못 들어오나 봐요.]

기다림에 지친 운전자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시민 : (제설차가 안 와서) 지금 사람들이 나와서 계속 삽질하고 있었거든요. 물도 못 먹고 차에 기름 다 떨어져서….]

발이 묶인 지 9시간 만에 도착한 제설차 한 대.

경북 고령에서 무려 6시간을 달려왔는데 도로가 눈에 파묻힌 차량들로 가득 차 무용지물입니다.

결국 사람들이 달라붙어 눈을 파내고 힘껏 밀어 보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습니다.

[약간 뒤로 빼세요. 슬슬, 핸들 '팍' 하지 말고 차 가면서 슬슬 가세요, 슬슬. 앞으로.]

갇힌 지 13시간이 지나서야 일부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날이 밝았지만 요금소 앞에는 여전히 눈 때문에 빠져나가지 못한 차량들을 상당수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고립된 차량들은 오전 7시가 넘어서야 해방됐습니다.

봄기운 맞으려 나들이 나섰던 시민들은 도로 위에서 악몽 같은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하 륭,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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