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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말 많던 'KF-X 레이더' 감사했더니…"상응 조치 미흡"

<앵커>  

저희가 단독 취재한 내용 하나 더 전해 드립니다. 첨단 한국형 전투기 개발, KF-X 사업이 한창인데, 이 사업의 성패는 'KF-X의 눈'이라고 할 수 있는 다기능 위상배열 'AESA 레이더'를 독자 개발하는 데 달려있습니다. 전투기 맨 앞에 레이더가 탑재되는데 초소형 안테나 1천 개가 여러 방향을 동시에 탐지하고 지상과 해상, 공중의 표적 수십 개를 동시 추적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AESA 레이더' 개발 과정에서 기술 부풀리기와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SBS가 국방과학연구소의 감사 보고서를 단독 입수해 의혹을 확인해봤습니다.

먼저 김태훈 국방전문기자입니다.

<기자>

한국형 다기능위상배열 AESA 레이더 '시제품'입니다.

실물로는 첫 공개입니다.

2016년 한화시스템이 개발사업자로 선정돼 국방과학연구소와 공동 개발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이 레이더는 내년부터 시험용 항공기, 2023년부터 KF-X 시제기에 각각 탑재돼 KF-X의 성패를 가를 마지막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이렇게 시제품까지 나온 AESA 개발 사업이지만, 잦은 수정 계약으로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SBS 취재 결과, 국방과학연구소도 지난 1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자체 감사에 나섰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SBS가 입수한 국방과학연구소 감사 보고서입니다.

2016년 7월, 1천687억 원에 계약한 이후, 지난해까지 실제로, 9번의 수정 계약이 맺어졌습니다.

특히 3, 5, 7, 9차 수정 계약 때는 계약액이 대폭 늘어나서 전체 사업비는 447억 원 증가한 2천134억 원이 됐는데, 전문가들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지적합니다.

[레이더 개발 사업 전문가 A : (국방과학연구소가 수정 계약에) 거부감을 느끼는데도 9번을 했다는 얘기는 뭔가 잘못됐다는 것이죠. 돈이든 기술이든 성능이든….]

또 한화시스템이 AESA 레이더의 핵심 성능인 추적거리를 사업 제안 단계에서는 수백 킬로미터 단위로 제시했다가 실제 결과는 수십 킬로미터로, 또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표적 수 제안치도 줄어들었는데, 사업비는 고작 1천300만 원만 감액됐을 뿐입니다.

보고서에도 미흡하다고 지적돼 있습니다.

또 전파교란 회피 등 요구하지도 않은 기술 10가지를 추가 제안했던 걸로 나타났는데, 감사 보고서는 이 초과, 추가 제안 12개 중 7개 사항이 조정됐는데도 상응한 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합니다.

[레이더 개발 사업 전문가 B : 2018년 정찰위성 사업에서 초과 제안을 한 업체가 사업권이 박탈된 케이스도 있었는데, 이렇게 그냥 넘어갔다는 것은 특혜라고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방사청
이에 대해 상급 기관인 방위사업청은 국방과학연구소가 계약을 수정하면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추가 제안을 조정하면서 업체와 합의했던 사항들도 이행이 미흡하다고 지적했지만, 최종 결론은 '부서 주의'라는 구두경고에 그쳤습니다.
 
또 국방과학연구소 AESA 체계단은 업체가 추가 제안한 기술은 현재 개발 중이고 수정 계약은 애초 예정됐었다며 감사 지적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논란과 의혹을 풀기 위해서는 감사원 등 상급 기관의 후속 감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이승진)   

▶ [단독] '유사 기술' 문제 제기하자 '업무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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