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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 불면 산불 확산 속도 '26배'…침엽수도 한몫했다

불 꺼진 후 바람 불자 다시 불꽃…화재 취약한 소나무

<앵커>

산불을 키운 원인들로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 계속 말씀드리고 있는데요, 소나무 같은 침엽수가 많은 강원도 산림의 특성도 짚어봐야합니다.

특히 소나무가 많은 곳에서는 꺼진 불도 안심할 수가 없는데 이 세 가지 요인들이 불을 얼마나 키우는지, 이세영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바람을 타고 날아오른 불티가 밤하늘을 뒤덮습니다.

이렇게 불씨들이 어떻게 번져나가는지 실험해봤습니다.

건조경보가 내려진 고성 날씨와 비슷한 환경에서 낙엽에 불을 붙여봤습니다.

상대적으로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는 초여름 낙엽보다 두 배 빨리 탑니다. 발화율은 무려 30배가량 높아집니다. 메마른 낙엽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겁니다.

초속 6미터 강풍이 불 때는 불길 확산 속도가 최대 26배 빨라집니다.

2미터 길이 낙엽이 다 타기까지 바람이 없을 때는 7분, 초속 6미터의 강풍이 불 때는 16초가 걸리고, 실제 산 지형과 비슷한 경사면에서는 6초 만에 다 타버립니다.

어제 강원지역에서 관측된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30m가 넘었습니다.

[이병두/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평균 풍속이 10m/s를 넘어갔기 때문에 이보다 더 훨씬 빨리 3, 40배 정도 더 빠르게 확산하지 않았을까…]

침엽수인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강원도 식생도 산불을 키우는 이유입니다.

참나무와 소나무 낙엽으로 실험을 해봤더니 소나무 낙엽 쪽에 연기가 쉴 새 없이 피어오릅니다.

불이 다 꺼진 다음에도 바람이 불자 금세 활활 타오릅니다.

소나무 잎은 바닥에 닿는 면적이 더 넓은 데다, 송진 성분 때문에 낙엽층 안에 불씨가 남아 있는 겁니다.

[이병두/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소나무 낙엽은) 열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소나무 숲에서 불이 꺼졌다 할지라도 바람이 불면 다시 잔불이 재발화될 수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불이 진화된 지역이라 할지라도 잔불 감시를 최소 사나흘 정도 더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하성원, CG : 조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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