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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사생활 실시간 감시하는 앱…자녀 통제 어디까지?

<앵커>

내 아이가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있지 않은 지 혹시 친구들과 이상한 문자를 주고받진 않은 지 걱정하는 부모님들 많습니다. 이 때문에 아이가 지금 스마트폰으로 뭘 보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앱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자녀의 휴대전화 통제 어디까지일까요?

스브스 뉴스 보시면서 함께 생각해보시죠.

<기자>

모처럼 시작한 게임, 엄마가 내 폰을 실시간으로 감시해 그 게임을 곧장 꺼버릴 수 있다면?

자녀 스마트폰 관리 앱.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에 이 앱을 깔면 특정 앱을 차단해 버리는 건 기본이고 누구와 통화하는지, 실시간으로 어떤 사이트에서 뭘 보고 있는 것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자녀 관리 앱 경험 청소년 : 제가 PC방에 갔는데 아빠가 알고 계시더라고요. 어떻게 된 건가 하고 봤더니 (자녀 관리) 앱에 위치 추적 기능이 있어서….]

10분마다 자녀의 위치를 자동 추적하고 설정된 범위를 벗어나면 부모에게 바로 알려주는 기능까지 있습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이렇게나 많은 스마트폰 기능을 전부 막아버릴 수 있습니다.

[자녀 관리 앱 경험 청소년 : 정말 닭장 안에 닭 넣고 계속 알 낳으라고 시키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엄청 속박 감을 느꼈죠.]

이러다 보니 앱 리뷰 창에는 피해를 호소하는 10대들의 불만이 가득합니다.

이 앱 때문에 오히려 스마트폰 집착이 심해졌다는 말까지 나올 지경입니다.

[자녀 관리 앱 경험 청소년 : 평소에 계속 못쓴다는 인식이 박혀있으니까 추석이나 설날 같은 때 쭉 쓰라고 풀어주시면 진짜 그걸 멈출 수가 없을 정도로 오히려 계속하고 싶고 생각나고.]

그냥 앱을 지우면 안 되는 걸까요?

현행법상 우리나라 미성년자라면 누구나 예외 없이 휴대폰에 이런 앱을 깔아야 합니다.

이 앱을 삭제하면 통신사가 그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도록 돼 있습니다.

[김가연/변호사 : 청소년의 프라이버시, 헌법상 보장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봅니다.)]

이렇게 스마트폰 통제 앱 설치를 법으로 강제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합니다.

현재 이 조항은 청소년의 기본권을 침해해 헌법에 어긋난다며 시민단체로부터 위헌 소송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10대에게는 신종 족쇄가 돼버린 자녀 스마트폰 관리 앱,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스마트폰 사용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할 수 있다 하더라도 과연 이렇게까지 10대를 옭아매야 할까요?

(기획 : 하현종, 프로듀서 : 조제행, 구성·편집 : 박경흠, 내레이션 : 박채운, 도움 : 박지민 인턴·엄희철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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