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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심에선 반성문 0건…2심 재판 중 반성문 27건
재판부도 '성폭력은 따로 수사해 따로 재판하라'는 결정을 내린 만큼 일단은 '상습 상해' 부분만 이야기를 해보자. 범위를 줄여놓고 봐도 조 전 코치의 '반성'이 진심인지는 의문이다. 조 전 코치는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다 지난해 9월 19일 1심 재판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이란 날벼락을 맞았다. 그 이후 조 전 코치는 시종일관 '반성'을 하게 된다. 1심 재판 중에는 '반성문'을 단 1건도 제출한 적 없던 조 전 코치가 지금까지 무려 30건 가까운 반성문을 2심 재판 중 제출한 것이다. 피해 선수 2명과 추가로 합의해 총 4명의 피해자 중 심석희 선수를 제외한 3명의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기도 했다. 심 선수와도 합의만 시도할 뿐 정작 피해자인 심 선수에게 반성문이나 편지를 써 보낸 적도 없다.
지난 23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도 조 전 코치는 최후진술로 또 한 번 반성을 택했다.
"선수들을 최고의 선수로 육성하고 싶었는데 제 잘못된 지도 방식으로 선수들에게 상처를 주게 되어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조 전 코치는 자신의 '지도 방식'이 옳지 않았던 걸 반성하고 있는 듯 보인다. 폭행 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지만, 빙상계에 내려온 악습이 대물림돼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식으로 읽힌다. 하지만 조 전 코치의 1심 판결문을 뜯어보면 그의 폭력은 이미 '지도 방식'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
● 반성 내용은 번지수를 잘못짚었다
판결대 위에 오른 심 선수에 대한 조 전 코치의 폭력은 3건이다. 2017년 11월 30일부터 12월 1일 사이 자세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심 선수에게 육두문자를 내뱉고 숙소에서 나사를 얼굴에 던지고 주먹으로 머리를 수차례 내리쳤다.
다음은 지난해 1월 13일.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또 욕설을 내뱉고 심 선수의 머리와 얼굴, 몸을 수차례 때렸다. 이 과정에서 심 선수의 아이폰X 스마트폰은 조 전 코치가 여러 차례 집어던져 박살 났다.
● 조재범 전 코치의 말대로 법대로 해야
조 전 코치는 심 선수가 진천선수촌을 이탈한 당일 식당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사라진 심 선수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심 선수 아버지의 꾸짖음에 조 전 코치는 소주잔을 '탁'하고 내려놓으며 이렇게 얘기했다.
"법대로 하세요. 혼자 안 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