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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안 했는데 '직장 건강보험 가입'…황당한 가짜 취업

<앵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출근한 적도 없는 회사 직장 건강보험에 가입됐다는 젊은이가 있습니다.

한 대학 졸업생의 이야기인데, 이런 황당한 일의 배경에 뭐가 있었던 것인지 유덕기 기자가 기동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한 전문대를 졸업한 김 모 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직장 건강보험에 가입됐다는 건강보험증이 집으로 날아온 겁니다. 전혀 일한 적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김 모 씨/○○전문대 졸업생 : 그냥 황당하죠. 이번 일로 처음 알게 된 회사에요.]

어찌 된 일일까? 그 회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사장 : 교수님 말 믿고, (김 씨가) 온다고 그래서 입사는 시켰는데 안 오는 거에요. 연락도 안 되고 안 오니까 '이거 어떻게 된 거냐?' 물어보니까 (교수가 답하기를) '곧 갈 겁니다.']

그 대학교수로부터 취업 부탁을 받고 건강보험까지 가입해 놨는데 아무도 안 나왔다는 겁니다.

해당 교수를 찾아가 봤습니다.

[교수 : (제가 김 씨를) 추천해서 출근하는 걸로 했었으니까 …저는 (업체 사장에게) '죄송합니다'라는 소리밖에 할 얘기가 없죠. 괜히 이상한 애 하나 소개해서 힘들어진 상황이니까.]

어렵게 아르바이트나마 자리를 구해 취업시켜줬는데 김 씨가 나가지 않아 자기만 난처해졌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교수가 김 씨와 통화한 내용을 보면 전혀 다릅니다.

[교수 (이달 초 김 씨와 통화) : 학교를 도와주고 우리 학과를 도와주려는 거거든. 취업률이 안 나오면은 알다시피 학교 이미지 안 좋아지고 그러면 지원금이 적어지잖아.]

취업률이 높아야만 교육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대개 직장 건강보험에 가입해야만 취업률로 잡힙니다.

[김 모 씨/○○전문대 졸업생 :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4대 보험을 들어줄 수 있는지? 너는 주민번호만 넘겨라(는 식이죠.)…]

이런 일을 겪은 건 김 씨만이 아닙니다.

[박 모 씨/○○전문대 졸업생 :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생전 보지도 못한 교수가 전화 와서는 '부탁이 있는데 4대 보험 되는 편의점이나 아무 데 취업해주면 안되겠냐.'…]

해당 교수나 학과장은 거듭 취업률과는 관계없이 과 차원에서 선의로 취업을 도우려다가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SBS 취재가 시작되자 교육부는 해당 대학에 공문을 보내 자체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박춘배,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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