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UAE '아크부대' 왜 방문했나?
임 비서실장은 지난해 12월 10일, 이명박 정부 때 아랍에미리트에 파병한 군사훈련협력단 이른바 '아크부대'를 방문했습니다. 청와대는 임 비서실장의 아크부대 방문 목적에 대해 처음에는 "문 대통령을 대신해 중동에서 평화유지 활동과 재외국민 보호 현장을 점검하고 장병을 격려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의혹들을 짚어보려면 우선 아랍에미리트와 우리나라의 관계에 대해 정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009년 12월 이명박 정부 시절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와 원전 수출 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시 원전 사업에는 프랑스가 먼저 뛰어들어 아랍에미리트에 핵우산 제공 등을 약속해 선두에 있는 상태였고 우리나라는 뒤늦게 참여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프랑스를 제치고 계약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이 막판 역전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 3월 이명박 정부가 2012년 중반부터 추진했던 아랍에미리트 비행훈련센터 설립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원전 수출에 대한 의혹을 들여다보면서 원전 수출의 대가로 보이는 군사협력에도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입니다.
■ "이면계약 없었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 양해각서 왜 비밀인가?
그렇다면 이면계약은 정말 있었던 걸까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자택에서 열린 신년하례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면계약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당시 김태영 국방장관은 원전 수출 계약 체결 직전 아랍에미리트를 두 차례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아랍에미리트군의 현대화 지원과 아크부대 파병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 장관과 국방부는 아랍에미리트와 맺은 약속 내용을 묻는 각계의 질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일관했습니다.
원전 수출 뒤, 아랍에미리트와 약속한 대로 2010년 약정 1건과 양해각서 3건이 체결됐고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협정 1건을 체결한 뒤 2급 비밀로 봉인됐습니다. 과거 정부는 약정과 양해각서, 협정은 조약이 아니라서 국회 동의나 비준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 양해각서를 두고 여당 내에서도 이견이 있었고, 군과 정치권 일각에서는 약정과 양해각서 내용 자체의 불법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 둘러싼 의혹, 진실 밝혀질까?
그렇다면 임 비서실장이 아랍에미리트에 간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지난해 11월, 송 국방장관의 아랍에미리트 방문은 이 협정의 수정을 위한 것이었고, 한 달 뒤 임 비서실장의 방문은 아랍에미리트 반발을 수습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이 S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현 정부는 불법성 논란이 제기된 협정들을 적폐로 판단한 겁니다.
(취재: 김태훈 /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