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클럽 도르트문트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경기를 치르기 위해 홈 경기장으로 향하던 중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폭탄테러를 당하는 대형 악재를 맞았다. 사건 직후 팀 수비수 마크 바르트라가 병원으로 호송됐으며 현재 손목 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상태다.
도르트문트는 구단버스를 직접 겨냥한 테러로 부상자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선수들 대부분이 큰 충격에 빠져 있다. 그러나 UEFA는 테러가 발생한 12일 하루 뒤인 13일에 도르트문트와 AS모나코의 8강전 1차전 경기를 감행한다는 통보를 양 구단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정상적인 전술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경기에 나선 도르트문트는 분투에도 불구하고 AS모나코에 2-3으로 패하며 4강 진출도 어려워진 상태다.
사힌은 계속된 인터뷰에서 "하지만 어젯밤 우리는 스스로가 이런 (테러) 현장에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절실히 느꼈고 그 누구도 이런 감정을 알게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폭탄테러가 자신은 물론 팀 동료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충격을 남겼다고 강조했다. 사힌은 "나는 테러 순간 보았던 동료들의 얼굴, 표정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끔찍한 테러로 '축구'보다 중요한 것이 있음을 깨달았다는 사힌의 인터뷰는 이번 사건에 일방적으로 대처한 UEFA의 태도에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의 심각성을 대변하고 있다. 사힌은 "나는 후반전에 경기장에 들어서기 직전까지도 솔직히 축구에 대해서는 생각할 수 없었다. 아내와 아들을 만나기 전까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차 생각하기 힘들었다. 그 순간에야 비로소 내가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느끼게 됐다"며 자신은 물론 팀 전체가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유럽 주요 언론들은 독일 경찰이 지난 12일 벌어진 폭탄 테러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총력을 동원했다고 전하고 있다.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남성 두 명이 체포선상에 올라 있으며 이 중 한 명은 경찰에 의해 체포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에서는 이슬람 극단세력인 '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연장, 축구경기장 등은 테러 표적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1월에 발생한 프랑스파리테러사건 당시 프랑스와 독일 축구대표팀 간의 친선경기가 치러지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인근에서도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수 많은 부상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유럽 내에서 적극적인 난민 수용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독일 또한 축구 국가대표팀이 경기를 전후해 테러 위협에 시달리는 등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Getty Images/이매진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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