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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세월호 인양' 내일 최종테스트…지연 이유와 남은 변수

[리포트+] '세월호 인양' 내일 최종테스트…지연 이유와 남은 변수
지난 15일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 윤학배 차관이 "세월호 3주기인 4월 16일에 침몰한 세월호가 목포 신항에 입항할 수 있도록 인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수부는 다음 달 5일부터 본격적인 세월호 선체 인양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2일 세월호를 들어 올릴 두 척의 바지선이 사고 해역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주에 걸쳐 세월호 선체에 연결된 인양 와이어를 바지선에 연결하는 작업이 마무리되면, 내달 5일쯤에는 인양이 가능하다는 게 해수부 측의 설명입니다.

인양에 성공하면, 세월호는 반(半)잠수식 선박에 실려 목포 신항으로 옮겨진 뒤 선체 조사 등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 세월호, 어떤 방법으로 인양?

세월호가 침몰해 있는 지점은 맹골수도(水道)라 불리는데, 강한 조류로 인양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지역입니다.

해수부에 따르면, 오는 5일은 밀물과 썰물의 격차가 작아지고 조류가 느려지는 소조기(小潮期)로 기상 여건만 나빠지지 않는다면 세월호 인양의 최적기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해수부는 지난 2015년 8월 계약한 중국 인양 업체 ‘상하이셀비지’와 세월호 인양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초 지난해 7월 인양을 목표로 했으나, 올해 4월로 미뤄진 상태입니다.

상하이셀비지는 지난해 11월 해양 크레인을 활용해 인양하는 ‘플로팅 독(Floating Dock)’ 방식에 실패한 뒤, 인양 방식을 ‘텐덤 리프팅’(Tandem lifting)’으로 바꿨습니다.
텐덤리프팅
내달 5일 추진되는 것도 텐덤 리프팅 방식입니다. 텐덤 리프팅은 두 대의 바지선을 이용해 선체 아래에 설치된 리프팅 빔을 끌어올려 반잠수식 선박에 얹는 방식을 말합니다.

■ 세계 최초 '1만 톤' 텐덤 리프팅

1만여 톤에 달하는 세월호급 무게의 선박에 텐덤 리프팅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세계 최초입니다.

세월호는 선체 무게만 6825톤, 선체 안의 물건과 퇴적물까지 하면 총 무게가 1만여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세월호를 들어 올릴 바지선의 인양력은 1척당 2만 3천1백 톤에 달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인양할 수 있습니다.
세월호 인양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하이셀비지의 기술력이 검증되지 않아 성공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텐덤 리프팅 방식이 성공하려면 바지선 2척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상하이셀비지가 진행했다는 선체 인양 시뮬레이션조차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가족협의회에 따르면, 상하이셀비지는 다음 소조기인 내일(19일) 최종 인양테스트를 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양 가능성 여부를 가늠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인양이 어려웠던 3가지 이유는?

올해 초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인양 대국민 설명회'에서 해수부와 상하이셀비지 측은 세월호 인양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를 3가지로 설명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잔존유 회수' 문제입니다. 선체를 인양하는 과정에서 배 안에 남아 있는 기름을 제거하는 것은 필수적인 단계입니다.

회수되지 않고 남은 기름이 해양오염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인양 작업을 하는 잠수사의 시야를 가리는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하이셀비지 측은 잔존유가 해수부 자료보다 많아 이를 제거하는 데만 한 달 가까이 걸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세월호 인양이 어려웠던 이유
두 번째는 '부력 형성' 문제입니다. 당초 상하이셀비지 측은 세월호 뱃머리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공기탱크로 부력을 만들면, 선체 무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부력재가 부족해 추가로 설치하는 데 한 달 가량의 시간이 더 들었다는 설명입니다.

세 번째 문제는 '지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월호 선미가 위치한 지형이 단단한 퇴적층이라, 선미를 들어 올릴 시설 설치에 5개월이 추가로 필요했다는 게 해수부와 상하이셀비지 측의 설명입니다.

이런 이유로 지연된 시간은 7개월에 달합니다.

■ 미리 대비할 수 없는 문제였나?

일부 전문가들은 해수부와 상하이셀비지가 인양이 지연된 이유로 든 사안들이 사전에 충분한 조사를 거쳤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라고 설명합니다.

선체 내부의 잔존유를 파악하는 일이나 세월호 선체가 위치한 해저 지형 등은 면밀한 사전 조사 과정으로 대비책 마련이 가능한 문제들이라는 겁니다.

세월호 인양 과정을 관리·감독할 전문 감리업체가 없는 점도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감리업체부재
영국 TMC사가 세월호 인양의 감리를 맡는 업체로 알려져 있었지만, 해수부 측에 따르면 TMC사는 '법적인 감리업체'가 아닌 '기술자문'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게다가 해수부 측이 상하이셀비지의 세월호 인양 연기에 특별한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서, 인양 방법과 시점이 계속 바뀌어도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구조가 유지된 겁니다.

■ 여전히 남은 변수들

해수부 측은 세월호 참사 3주기 전에 인양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변수는 많습니다. 우선 기상여건이 가장 큰 변수입니다.

날씨나 조류와 달리 너울성 파도는 예측이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인양 당일 파도의 높낮이에 따라 세월호 인양 날짜는 미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소조기는 15일 간격으로 찾아오기 때문에 내달 5일 인양에 실패하면, 4월 중순이 지나야 인양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평형유지
1만여 톤에 달하는 세월호를 들어 올리는 바지선이 적절한 균형과 힘을 유지하는 것도 인양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양 이후 '미수습자 수색'과 '선체 조사' 방법도 정부와 유가족 사이 의견이 조율돼야 하는 사안입니다. 정부는 세월호 객실을 분리해 내부를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유가족 측은 진상 조사를 위해 선체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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