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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윤성빈 "안방트랙이라 편안해…두쿠르스보다 유리"

평창 월드컵 출전 앞둔 스켈레톤 윤성빈 인터뷰

[취재파일] 윤성빈 "안방트랙이라 편안해…두쿠르스보다 유리"
▲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훈련 중인 윤성빈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 선수가 오는 17일 평창에서 열리는 월드컵 8차 대회에 출격합니다. 윤성빈은 지난달 말 독일 쾨닉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건너뛰고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일찌감치 트랙 적응에 돌입했습니다.

윤성빈이 빠진 세계선수권에서는 세계랭킹 1위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가 독주를 펼친 끝에 여유있게 정상에 올랐습니다. 내년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윤성빈으로서는 세계선수권 출전보다 평창 홈 트랙 적응이 더 중요했습니다.

귀국 이후 현재까지 50차례 정도 트랙을 주행하며 감을 익히고 있습니다. 틈틈이 머릿 속으로 주행 장면을 떠올리며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있습니다. 트랙 곳곳에 배치된 우리 스켈레톤 대표팀 코치들은 윤성빈의 질주 모습을 촬영해 영상 분석에 활용합니다.

주행을 마친 뒤에는 스타트와 구간별, 그리고 최종 기록을 꼼꼼히 확인하며 어느 구간에서 잘 통과했고, 어느 구간에서 실수했는지 면밀히 분석하고 있습니다. 홈 트랙의 이점을 충분히 살려 두쿠르스를 꺾기 위해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스켈레톤 세계 랭킹 1위 마르틴스 두쿠르스
두쿠르스 역시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훈련 기간'에 참여해 적응에 한창입니다. 두쿠르스는 지난해 3월과 10월 평창 슬라이딩센터의 프리 호몰로게이션(사전 인증)에 참여한데 이어 이번에 3번째로 평창을 찾았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냉각 장치 고장으로 트랙의 얼음이 녹는 바람에 주행 기회를 갖지 못해 아쉬워했지만 10월에는 정상적으로 주행했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평창 트랙을 접해본 다른 외국 선수들에 비해서는 경험이 많지만 그래도 윤성빈에 비해서는 훨씬 적은 편입니다. 윤성빈은 지난해부터 모두 100번 정도 평창 트랙을 주행했습니다. 윤성빈 역시 안방 트랙이라 두쿠르스보다 자신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평창에서 '타도 두쿠르스!'를 외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윤성빈을 만났습니다.
윤성빈 선수 인터뷰
Q) 평창 트랙 적응은 어느 정도 됐나요?
- 아직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 어느 정도는 적응했습니다. 큰 실수는 안 할 정도로는 지금 적응이 다 된 것 같아요. 평창 트랙에 딱 맞는 썰매 날을 찾기 위해서 계속 테스트하고 있어요.

Q) 지난달 루지 월드컵에서는 '9번 커브'가 최대 난코스로 꼽혔는데요?
- 충분히 어려워할 수 있는 구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쉽게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구간은 아닙니다. 그런데 아예 불가능한 구간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훈련하면서 충분히 완벽하게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9번 커브' 말고 또 주의해야 할 구간이 있나요?
- 외국 선수들의 주행 훈련을 지켜봤는데 트랙 초반에 2번 커브도 많은 선수들이 어려워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4번 커브도 주의해야 할 것 같아요.

Q) 두쿠르스와 처음으로 홈 트랙에서 경쟁하는데 자신 있나요?
- 아무래도 홈 트랙이다 보니까 확실히 심적으로 많이 편안해요. 실제 경기에서도 분명히 그런 것들이 좋은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래서 홈 트랙이 유리하다고 하는 것 같아요. 홈 이점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두쿠르스보다 평창 트랙 경험이 많은데 이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보나요?
- 그렇죠. 다른 나라 트랙에서는 두쿠르스가 저보다 훨씬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결과로도 이어졌지만 이곳 평창에서만큼은 제가 유리할 것이라고 봐요.

Q) 올 시즌 월드컵에서 여러 번 실수 때문에 아쉬움을 삼켰는데요?
- 그 문제는 경험이 쌓이면 충분히 해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나라 트랙에서도 분명히 제가 이겨내야할 부분이지만 그래도 이곳 평창에서만큼은 실수가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Q) 1차 레이스에서 1위를 하고도 2차 레이스에서 역전당한 경우가 많았는데?
- 지난 시즌과 비교해 이번 시즌에는 제가 1차 레이스부터 1위를 했던 경기들이 꽤 있었어요. 그런데 2차 레이스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더라고요. 1차 레이스와 2차 레이스를 꾸준히 잘 한다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 같아요. 그래서 2차 레이스에서 실수도 많이 나왔고요. 월드컵과 달리 올림픽은 4차 레이스까지 하는데 4번 모두 거의 격차 없이 똑같은 주행을 하기 위해서 훈련을 하고 있어요.
 
Q) 다음주 평창 월드컵 각오?
- 당연히 성적이 좋으면 좋겠지만 모든 것이 내년 평창 올림픽을 위한 테스트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시행착오도 겪어야 되고요. 주행 방법과 장비 면에서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이 안 좋은 것인지 판단하기 위한 시험이라고 생각해요. 혹시 이번에 성적이 안 좋다고 해서 절대 실망할 일은 아니라고 봐요. 저희가 나름 생각하고 시도하는 것들이 있거든요. 그래도 이번에 최대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Q) 평창 월드컵이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데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지 않나요?
- 그런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아요. 내년 평창 올림픽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오로지 올림픽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처음으로 홈 팬들 앞에서 경기하는데 팬들에게 한마디?
-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시면 저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홈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총감독은 이번 평창 월드컵을 윤성빈과 두쿠르스의 '2파전'으로 예상했습니다. 안방이라 윤성빈이 확실히 유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그래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두쿠르스의 노련미를 경계했습니다.

Q) 윤성빈과 두쿠르스의 대결 어떻게 예상하나요?
- 독일 트랙을 예로 들면 두쿠르스는 10년 넘는 기간 동안 적어도 500번 이상 탔고, 윤성빈은 5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50번도 못 탔습니다. 그런 경험의 차이가 결국 결과로 드러난 것이죠. 그런데 평창에서는 윤성빈이 두쿠르스보다 주행 경험이 많기 때문에 분명히 유리하다고 봅니다. 다만, 윤성빈이 심리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에서도 흔들리지 않아야 노련한 두쿠르스를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 시즌 남자 스켈레톤 세계랭킹은 '1위 두쿠르스, 2위 윤성빈'으로 지난 시즌과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두 선수의 맞대결 전적을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지난 시즌에는 윤성빈이 '1승 7패'로 절대적으로 열세였지만, 올 시즌에는 '3승 4패'로 대등합니다. 윤성빈이 두쿠르스와 격차를 그만큼 좁혔다는 얘기입니다.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 이번 평창 8차 월드컵에서 윤성빈이 두쿠르스를 꺾고 '4승 4패'로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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