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제가 모셔야 해요?"…부모 부양상담 3.7배↑

"아버지는 제가 어릴 때부터 집에서 돈만 가져다가 도박을 했어요. 그러다가 이혼했고요. 성인이 되고 나서 제가 도박빚을 갚아주기도 했어요. 최근 몇 년 동안 생활비도 보냈지만 그 돈마저 도박에 쓰길래 1년 전부터는 송금을 끊었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갑자기 법원에 부양료 심판청구를 낸 거예요. 제가 어머니도 부양하고 있는데, 어려서 저를 양육하지도 않은 아버지를 계속 부양해야 하나요?"

급격한 고령화 추세에 따라 부모 부양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지난해 면접상담 2만 2천 67건을 분석한 결과 부모 부양 관련 상담이 2006년 49건에서 작년 183건으로 3.7배 증가했다고 6일 밝혔습니다.

상담자가 자녀인 경우 가출이나 이혼 등으로 자신을 키우지 않은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지, 부양을 피하는 다른 형제자매와 의무를 나눌 수 있는지를, 부모는 자신을 외면하는 자녀를 상대로 부양료를 받아내는 방법을 주로 상담했습니다.

과거 한정치산·금치산 제도를 대체하는 성년후견과 관련한 상담은 지난해 763건으로, 제도가 처음 시행된 2013년 143건에서 5.3배 늘었습니다.

대부분 치매 등으로 법률행위를 하기 어려운 부모나 배우자의 후견인이 되고자 하는 사례였습니다.

상담소 관계자는 "후견인이 되고자 하는 이가 피후견인의 부모나 배우자일 때는 특별한 갈등이 없지만, 형제나 자녀인 경우 다른 형제자녀간에 갈등과 마찰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체 이혼상담 6천969건 가운데 여성이 5천9건(71.9％), 남성은 1천960건(28.1％)이었습니다.

60대 이상의 황혼이혼 상담건수는 10년 전인 2006년에 비해 여성은 4.9배, 남성은 10.4배 급증했습니다.

특히 70대 남성의 이혼상담은 7건에서 224건으로 10년 사이 32배 폭증했습니다.

60대 이상 노년에 이혼을 고민하는 이유는 성격 차이와 경제적 갈등이 가장 많았지만 80대 여성은 남편의 폭력을 1순위로 꼽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TV/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