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잠을 자지 않고 보챈다며 세 살배기 아이를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엄마와 외할머니가 붙잡혔습니다. 아이의 몸에서 수많은 멍 자국이 발견됐습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21일) 오전 8시쯤 경기도 이천에 있는 한 병원.
흰색 패딩 점퍼에 싸인 채 축 처져 있는 세 살배기 여자아이를 아이의 외할머니가 안은 채 응급실로 급히 뛰어들어 옵니다.
곧 아이의 어머니도 뒤따라 들어옵니다.
1시간 뒤, 아이는 차가운 주검이 돼 실려갑니다.
아이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 이미 숨진 상태였는데, 몸 곳곳에선 멍 자국이 발견됐습니다.
의료진은 아동 학대가 의심된다며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병원 관계자 : 양팔은 이미 새파랗고, 발도 새파랗고, 얼굴도 뻘겋게 멍이 들어 있었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숨진 아이의 엄마인 26살 최 모 씨와 외할머니 50살 신 모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김모 양이 잠을 안 자고 보챈다는 게 폭행의 이유였는데 외할머니도 함께 때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태운/경기이천경찰서 수사과장 : 아이가 밤에 많이 울고 보채고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18일 오후에 2시간, 19일도 2시간 정도 폭행을 했습니다.]
김 양의 집 안에선 폭행에 사용된 훌라후프와 나뭇가지로 만든 회초리가 발견됐습니다.
지난해 8월 남편과 이혼한 최 씨는 지난달부터 김 양을 때리기 시작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내일 김 양의 시신을 부검한 뒤, 최 씨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