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의대 연구팀의 한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총리 같은 국가 리더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고 한다. 수명은 3년 정도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지목됐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다.
해외 정상들의 취임·퇴임 시기 비교 영상은 종종 화제가 된다.
CNN은 오바마 대통령이 첫 임기를 보낸 2011년, 대통령과 노화에 대한 분석 기사를 내보냈다. 'presidents age faster in office?'(대통령은 집무실에서 더 빨리 늙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2년 반을 보내는 동안 주름과 흰머리가 얼마나 늘었는지 비교해보기도 했다.( ▶ 관련 기사 보러가기)
이런 식의 비교는 세월이 흘러도 또 반복된다. 최근 발간된 미국 잡지 '뉴욕 매거진'은 오바마 대통령의 2008년 얼굴과 2016년 얼굴을 비교했다.
2013년 2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식을 한 지 3년 9개월이 흘렀다. CNN이 2011년 대통령과 노화에 관한 기사를 내보낸 것이 오바마 대통령 집권 2년 반 만이었다. 그러니 우리도 어쩌면, 대통령의 노화에 대해 얘기를 해볼 수 있는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통령의 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박 대통령의 생물학적 성이 단지 '여성이라서'가 아니라는 뜻이다.)
박 대통령 집권 후 지금까지, 얼핏 돌아봐도 대통령 얼굴에 주름살 질 일이 참 많았다.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참사는 굳이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아니었어도 국민 모두의 얼굴에 그늘을 드리웠다. 대통령이라면 응당 그 이상의 책임감을 느꼈어야 마땅할 것이다. 주말마다 계속되는 촛불 집회에 대해서도 '엄중한 상황 인식'을 하고 계시다니, 국민들 얼굴에 주름 늘어가는 상황 못지 않게 늙고 계실지 모르겠다.
집권 이후만 비교해야 하지 않느냐, 혹시 누군가 이렇게 문제를 제기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집권 이후만 따지면 육안으로는 노화가 그리 두드러져 보이진 않는다. '대통령이 그 사이 폭삭 늙었다'라는 식의 농담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대통령이 일반인보다 2배 빨리 늙는다는 앞선 연구 결과를 생각해보면 세월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대통령 얼굴에 주름이 줄었는지 늘었는지, 따지고 보면 그 자체가 관심인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주름이 많아도, 적어도 그저 '대통령'이길 기대할 뿐이다. 대통령만 좋으면 그 얼굴에 있는 주름도 좋고, 그늘도 좋을 것이다. 주름이 없으면 없는 대로, 자기 관리까지 잘하는 대통령이라 더 좋아질 수도 있다.
그런데, 요즘엔 주름까지 논란인 대통령 탓에 국민들 주름이 늘고 있는 모양새다. 대통령이 세월을 빗겨가니, 국민들이 대신 그 세월을 정면으로 맞고 있는 것은 아닌지...
▶ [3시 뉴스브리핑] '세월호 7시간' 비밀 풀리나…새로운 의사 2명 등장
▶ 靑, 2년간 녹십자서 태반·감초·마늘주사 300개 구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