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슨의 유죄가 인정된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자백이었습니다. 물론 맥슨은 법정에서 가혹행위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그런 자백을 했던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배심원단은 맥슨의 말 보다는 검찰의 말을 더 신뢰했습니다. 진술서가 사실과 달라 서명을 거부했지만 계속된 가혹행위에 버티지 못하고 서명했다는 맥슨의 말을 누구도 듣지 않았던 겁니다.
“맥슨의 무죄 항변은 갈수록 힘을 잃었어요. 몇 년 지나니까 아예 그런 사건이 있었는지조차 잊혀지게 됐죠.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았죠.” 맥슨의 변호사, 레리 드레이푸스의 말입니다. “자백이 있었다는 이유로 DNA 검사조차 받지 못했어요. 여러 차례 요구했는데도 말이죠. 6살 소년 머독의 시신에 묻어있던 혈흔이나 머리카락을 수거해 맥슨의 것과 일치하는 지만 확인했어도 이런 황당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에요.” 당시 재판관은 이런 요청은 묵살했고 맥슨의 자백만 인정했다는 겁니다.
수사 결과, 소년 시신에서 발견된 DNA는 42살 오스본 웨이드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웨이드는 삼촌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수감돼 있었는데 경찰 조사에서 DNA 검사 결과를 들이대자 6살 소년을 살해한 사실을 순순히 시인했습니다.
맥슨의 변호사는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무고한 맥슨이 23년간 억울하게 옥살이한 대가로 5천4백만 달러, 우리 돈 6백억 원을 보상하라는 내용의 소송입니다. 그리고 CNN은 사건 당시 수사를 맡았던 검찰과 경찰이 아무런 증거도 없이 맥슨에게 가혹행위를 가해 허위 자백을 강요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할 것인지를 검찰 측에 물었는데, 검찰의 짧은 답변은 “그럴 일은 없다.” 였습니다.
(사진 =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