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한 시신 두 구가 서로 바뀌어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뒤바뀐 시신 중 한 구는 이미 화장까지 한 상태여서, 어떻게 해야 할지 유족들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전병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장례식장입니다.
오늘(22일) 오전 9시쯤 48살 홍 모 씨의 유족들은 입관하는 과정에서 시신이 홍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란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홍 모 씨 유족 : 얼굴 보니까 바뀐 거죠. (홍 씨는) 뇌 수술하느라고 머리를 다 깎아놓은 상태인데, 입관하려고 보니까 머리가 길고…]
홍 씨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수술받다 지난 19일 숨졌습니다.
경찰은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고, 어제(21일) 부검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국과수는 시신을 유족들에게 돌려주는 과정에서 같은 날 부검한 63살 하 모 씨의 시신을 홍 씨 가족에게 뒤바꿔 인계했습니다.
발목에 단 표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겁니다.
국과수는 유족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진 시신이 바뀐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 담당 부분에서 저지른 실수죠. 책임 소재가 있는 해당 인원에게는 문책이 들어갈 겁니다.]
양측 유족들은 오늘 오후에야 경찰을 통해 뒤바뀐 가족을 돌려받았습니다.
하지만 홍 씨의 시신은 이미 화장까지 되어버린 뒤라, 홍 씨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염석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