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선수 132명 가운데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였던 성은정은 175cm 큰 키에서 뿜어내는 폭발적인 장타와 견고한 샷으로 프로 선수들을 압도하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3라운드에서는 국내 최강 박성현과 같은 조 대결을 펼쳤는데, 전혀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더 좋은 스코어를 내기도 했습니다.
▶ 허무하게 우승 놓친 성은정 "큰 교훈 얻었다" (클릭) -2016년 6월 28일 8뉴스
성은정 선수는 비씨카드 대회를 마치자마자 다음날(월요일)부터 국내 아마 대회(강민구배 제40회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대회가 열리고 있는 유성 CC에서 성은정 선수를 만났습니다.
"후회가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정말 잘해왔는데 그 한 홀 때문에 무너졌잖아요. 기회가 없었더라면 모르지만 충분히 기회가 왔었는데, 그날 시상식에 제가 나갈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 때문에 눈물이 나왔던 것 같아요."
아버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눈물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성은정이 만약 이번에 우승했더라면 아마추어 신분이라 우승 상금 1억4천만원은 받을 수 없지만 상금 못지않게 큰 혜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KLPGA 정회원 자격과 정규 투어 시드를 예약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999년 10월 생인 성은정은 내년 10월이 돼야 만 18세가 돼 KLPGA 정회원 자격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KLPGA는 입회한다고 해서 곧바로 1부 투어에서 뛸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하부 투어를 거쳐 시드를 따내야 하는데, 정규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할 경우에는 정회원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2년간 시드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성은정에게 마지막 홀의 실수가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갤러리 분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대회 끝나고 나서는 음식점 가서 밥 먹는데 알아봐 주시는 분도 계셔서 신기했고, 또 감사하죠.", "2등 했지만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2등을 했기 때문에 제가 발전하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 나는 잘할 수 있는 선수구나. 더 열심히 하면 더 잘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큰 시련을 겪은 17세 소녀의 '긍정 에너지'가 반갑고 대견했습니다. 아마추어 선수가 프로 대회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이번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성은정은 앞으로 더 많은 대회에 초청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성은정은 오는 8월에는 US 여자아마추어 선수권에 출전하고 하반기에 다시 프로 대회에 도전장을 던질 계획인데, 특히 US 여자아마추어 선수권은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입니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US 여자아마추어 선수권은 여자 아마 대회 가운데는 최고 권위의 대회로 차세대 스타들의 등용문으로 통합니다.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리디아 고(2012년 대회 우승)와 2위 브룩 헨더슨(2014년 대회 준우승)이 이 대회를 통해 배출된 대표적인 스타입니다.
"좀 더 많은 준비를 해서, 좀 더 좋은 멘탈을 가지고 멋진 선수, 좋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한국 여자골프의 기대주로 떠오른 성은정 선수가 이번의 아픈 경험을 밑거름 삼아 꿈을 향해 무럭무럭 성장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