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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에 담긴 건축 철학은?

어제(23일) 서울 삼성동에 있는 옛 한전 사옥의 철거 사전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이제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철거 공사에 들어가 5년 뒤에는 이 자리에 현대차그룹의 사옥,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가 들어설 텐데요, 부지 매입에만 10조 원 이상이 들어간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한국 건축의 교과서이자 건축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김종성 건축가가 설계 책임을 맡았습니다. 그는 과연 어떤 대작을 구상하고 있을까요? 경제부 한세현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우리나라 근대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종성 건축가는 서울 힐튼 호텔을 시작으로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서울 역사박물관, 종로 SK 사옥, 그리고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 등의 대표작들을 남긴 명실상부 국가대표 건축가입니다.

그런데 여든이 넘은 고령에 건축을 공부한 지만 60년이 넘은 그가 생애 가장 큰 도전에 나섰습니다. 현대차의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건립입니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총동원해 단순 설계 능력뿐 아니라 대형 설계 조직을 이끌어가는 경영 능력과 각국 건축가들과의 소통 능력을 모두 발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는데요, 총 92만 8천 ㎡나 되는 면적에 무엇보다 세계적인 기업의 위상에 걸맞는 이미지를 부여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인근의 제2롯데월드 빌딩과 높이 싸움을 할 생각은 애초부터 없어서 높이는 비례를 고려해 105층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다만, 주변 상권도 살리고 업종 간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게끔 옆에 50층 정도의 낮은 건물을 하나 더 올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기엔 무궁화 여섯 개짜리 호텔과 현대차의 브랜드를 느낄 수 있는 부대시설이 들어서게 됩니다.

그리고 반드시 이 공간이 서울 시민, 나아가 국민 모두에게 이바지하는 공공적인 시설물이 될 수 있도록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문화 공간과 함께 대규모 회의나 전시회를 유치할 수 있는 컨벤션시설을 포함하겠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이미 일 년 전쯤 이 건물들을 설계할 조직 두 군데의 선발도 마쳤습니다.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를 설계한 회사와 아마존의 새 본사 설계를 맡은 회사입니다.

이 두 회사가 엇박자를 내지 않도록 방향을 잘 잡아주고 조율해주는 게 자신의 할 일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후대에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가 한국 건축문화 창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와 함께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됐다는 평가를 듣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김종성 건축가는 10대 때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을 바라보며 건축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좋은 건축이란 비바람을 막아주고 무너지지 않는 것이라며 건축의 본질을 계속 강조했는데요, 시간이 지나도 퇴색하거나 질리지 않는 본연의 목표를 간직하고, 기본적인 역할을 더 치열하게 고민하라는 그의 조언은 비단 건축에만 해당하는 게 아닐 겁니다. 본질에 충실하라는 그의 죽비소리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길 기대합니다.

▶ [취재파일] "건축의 본질은 비바람을 막아주고 무너지지 않는 것"…김종성 건축가 인터뷰 ①
▶ [취재파일] "건축의 본질은 비바람을 막아주고 무너지지 않는 것"…김종성 건축가 인터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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