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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린' 후 기억력 측정해보니…반전 결과

<앵커>

외부의 자극 없이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멍하니 있는 상태. 요즘 말로 '멍 때린다'고 하죠. 그런데 이렇게 멍하게 있을 때, 기억력과 창의력이 더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특정 뇌 부위들이 더욱 활성화된다는 겁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직장인 남녀에게 각각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주고 생소한 용어들을 15분 동안 검색하게 했습니다.

곧바로 30개 단어가 적힌 종이를 주고 1분 동안 외우게 한 뒤 얼마나 외웠는지 적게 했습니다.

이번엔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거두고 아무 생각하지 말고 이른바 멍 때리도록 부탁했습니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곧바로 기억력을 측정해봤습니다.

이때 적어낸 단어의 수가 심각한 생각을 하고 난 뒤보다 남녀 모두 4개씩 많았습니다.

[김선민/27세, 실험 참가자 : 좀 쉬고 난 다음에는 약간 머리가 비워진 느낌이 들어서 첫 번째보다는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최진욱/27세, 실험 참가자 : 멍 때리라고 하는 것보다 스마트 폰을 할 수 있게 해줬으면 차라리 더 마음이 편하지 않았을까.]

실제로 외국 연구에서 멍 때리고 난 후에 기억력이 1.5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뇌에서 기억력과 판단력, 창의력을 담당하는 부분의 독특한 시스템과 관련이 있습니다.

집중력을 발휘할 때 꺼져 있다가 멍 때릴 때 켜지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는 치매 환자에게서 이 특정 뇌 부위의 활성도가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정훈/연세의대 생리학과 교수 : 수많은 정보 가운데 나에게 유익하고 도움이 되고 내가 꼭 간직하고 싶은 것들이 있잖아요. (이 특정 뇌 부위는) 그런 것들을 선별하고 분리하고 저장하는 그런 기능을 담당합니다.]

멍 때리는 것만으로도 정신의 이완 운동이 될 수 있다는 얘기인데, 이때 중요한 건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 같은 외부 자극을 차단하는 겁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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