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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또 어린이집 학대…끊이지 않는 악순환

지난 6월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또 터졌습니다. 목격자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돼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도 끝내 경찰에 자백을 했는데요, 여죄가 있나 알아보기 위해 CCTV를 돌려봤더니, 평상시 가해 교사는 피의자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아이들과 잘 지내는 평범한 모습이었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최재영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세 살짜리 여자아이가 이불 밑에 깔려 있습니다.

낮잠을 자던 아이의 입에서 물고 있던 음식물이 조금 밖으로 나오자 선생님이 뱉은 음식물을 아이에게 다시 강제로 먹이고는 물까지 먹였는데요, 이 아이가 결국, 구토를 해서 구토물이 선생님의 옷에 묻자 선생님이 이불로 아이를 돌돌 말고는 그 위로 올라가 제압한 겁니다.

[피해 아동 아버지 : 진짜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죠. 부모 입장에서는 아직 말도 못하는 애를 그렇게 한다는 자체가 참… 너무하다.]

해당 어린이집은 문을 닫았고 어린이집 대표와 교사는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는데요, 수사관이 CCTV를 분석해보자 아이들이 이 교사에게 곧잘 달려들어 안길 정도로 사이가 좋아 보였습니다.

원래 이상했다거나 자질이 없는 교사는 아니었던 겁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평소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주 요인이라 지적합니다.

보육 선진국들은 3세 이상을 가르치는 반에 정교사 외에도 보조교사가 1명씩 있는데, 우리는 보육교사 한 명이 15, 20명을 혼자 돌봐야 하는 실정이다 보니 교사가 일상적으로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래서 갑자기 돌발 상황이 생기거나 사소한 갈등이라도 닥치면 쌓여있던 업무 스트레스가 순간 폭발하면서 분노 조절이 실패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경우에도 담당 교사는 피해 어린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밥을 따로 챙겨줘야 하는 부담이 가중됐던 게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의 표출로 이어졌을 수 있습니다.

물론, 어떤 이유로든 아동학대가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그 가해 교사를 두둔하려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렇지만 끊이지 않고 반복되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려면 보육교사들의 근무환경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취재파일] 또 어린이집 '아동 학대'…끊이지 않은 악순환의 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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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태안군의 서쪽 끝에 신진도와 가의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사이에 마도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요, 이 섬 근처에서 2007년 이후로만 고선박이 5척이나 발견돼서 마도 해상은 '바다의 경주'로도 불립니다.

지난해에도 조선 시대 선박 한 척이 나왔는데, 수백 년 동안 닫혀 있던 바닷속 보물창고가 왜 최근 들어 이렇게 활짝 열리는 걸까요? 김영아 기자가 그 해답을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오랫동안 물속에 꽁꽁 숨겨져 있던 보물선들을 세상으로 끄집어낸 건 뜻밖에도 방조제입니다.

원래 마도 인근에서는 해류가 위아래로 흘렀는데, 방조제를 놓자 해저 지형이 바뀌고 물길이 막히면서 해류가 동서로 흐르게 된 겁니다. 그러자 그 아래 갯벌들이 쓸려 나가면서 묻혀있던 배들이 드러나게 된 거죠.

전혀 다른 용도로 지은 하나의 시설 덕분에 유물들을 잔뜩 실은 진짜 보물선들을 줄줄이 찾게 되다니 동화 속 주인공도 이루지 못한 꿈이 저절로 이뤄진 셈입니다.

그런데 이 일대에서는 보물들이 계속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과거엔 배를 정박시킬 때 선박마다 닻 대신 돌을 한 개씩 매달았는데 현재까지 주변에서 이런 닻돌이 124점이나 발굴됐기 때문입니다.

이렇게나 많은 배들이 가라앉았다니, 그것도 궁금한데요, 알고 보니 이 지역은 암초가 많아서 배들이 지나기 어렵다고 해서 난행량으로 불렸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편안히 지나다니길 기원한다는 뜻에서 안행량으로 바뀌기도 했다고 하네요. 우연이든 행운이든 오랜 세월 잠들었던 보물선들이 줄이어 모습을 드러내는 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조상들의 생활과 문화를 알려주는 소중한 자료가 가득 들어있기 때문인데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수수께끼가 풀리고 퍼즐이 맞춰질지 기대됩니다.

▶ [취재파일] '보물선'은 왜 대부분 고려시대 배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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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일) 사진 속 세상 코너에서 보신 장면입니다. 중국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서 열심히 무언가를 주워담고 있는데, 노랗게 빛나는 물질이 다들 금인 줄 알았지만, 실은 화물차가 흘리고 간 유황가루였다고 전해 드렸죠.

또 바로 지난 금요일에도 사고로 트럭이 뒤집히자 중국인들이 거기서 쏟아져 나온 병아리들을 정신없이 쓸어담고 있는 해프닝도 소개해 드렸는데요, 자기 것도 아닌 물건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묻지도 않고 가져가는 이런 중국인들의 습성이 낯설지 않습니다. 임상범 특파원의 취재파일입니다.

올해 신년맞이 행사 때 상하이에서 일어난 압사 참사 기억하실 겁니다. 한꺼번에 인파가 몰리면서 무려 35명이 숨졌는데요, 당시 여러 목격담에 따르면 발단은 '가짜 지폐'이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 레스토랑이 호객을 위해 미 달러화처럼 생긴 쿠폰을 뿌렸는데 이걸 돈으로 착각한 시민들이 서로 주우려고 아귀다툼까지 벌이다가 새해 첫날부터 재앙이 발생한 겁니다.

중국 당국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종잇조각 쟁탈전이 어느 정도로 심각했는지를 말해주는 증언이 속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말 상하이에서도 홍콩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이른바 '후깡퉁' 정책이 시행됐을 때도 중국인들은 너도나도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은퇴자나 중산층의 지갑이 고스란히 열린 건 물론이고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들까지 증권사 객장을 들락거렸습니다.

종목 분석이고 투자 위험 경고고 그들의 눈과 귀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고 무조건 대박이 터질 거란 열기에 사로잡혀 마치 유황가루에 달려든 산시성 주민들처럼 맹목적으로 투자에 동참한 건데요, 이후 반짝 올랐던 중국 증시는 폭락을 거듭해 반 토막 났고 벼락부자의 꿈은 깡통이라는 현실로 바뀌어버렸습니다.

전통적으로 도박을 즐기는 중국인들에게 불로소득이나 일확천금은 순식간에 이성을 무장해제시키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임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고도성장으로 단숨에 부자가 된 중국인들, 세상 어디에도 공짜 점심은 없다는 재테크의 기본을 깨달아야 할 때입니다. 

▶ [월드리포트] '금'인 줄 알고 '유황' 놓고 아귀다툼한 중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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