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 인접국 멕시코로부터 밀수되는 마약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마약 밀수범들은 국경 밑에 땅굴을 파서 마약을 대량으로 운반하기도 하는데, 한국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박병일 특파원이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멕시코와 접한 국경을 따라 한참 달리자 최근 발견된 마약 땅굴이 나타납니다.
국경 순찰대원과 함께 수직 통로를 따라 땅굴 속으로 내려가 봤습니다.
땅굴의 깊이는 지상으로부터 30m.
땅굴 안은 서서 걸어 다닐 수 있을 만큼 크고 넓습니다.
전기 시설과 환풍기, 배수로까지 갖춘 이른바 '지능형 땅굴'입니다.
[루느아/국경 순찰대원 : 지지대 같은 게 없죠. 잘 만들어진 둥근 지붕 형태의 땅굴입니다. (사암이라) 매우 단단하지만 잘 파집니다. 지지대 없이도 견고하죠.]
멕시코 가정집에서 시작된 이 땅굴은 정보원의 제보로 적발됐습니다.
멕시코에서 마약을 몰래 들여오는 데 쓰인 땅굴입니다.
이곳 샌디에이고 국경에서만 지난 15년 동안 이런 마약 땅굴이 56개나 발견됐습니다.
길이는 100여 m부터 1km까지 다양합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기어 다녀야 할 만큼 작은 땅굴이 주를 이뤘는데 지금은 마약을 대량 운반할 수 있는 큰 땅굴이 늘고 있습니다.
밀수되는 마약 종류도 바뀌었습니다.
[닐슨/국경 순찰대원 : 마리화나 밀수 적발률은 해마다 주는 추세입니다. 반면 다른 마약류의 밀수는 지난 몇 년간 계속 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주가 늘면서 마리화나 밀수는 3년 새 1/4로 준 반면에 헤로인 등 다른 마약은 세 배 넘게 늘었습니다.
땅굴과 함께 초경량 비행기가 동원되고, 최근에는 드론을 이용한 소량 밀수까지 등장했습니다.
국경순찰대의 단속장비가 첨단화할수록 멕시코 마약 밀수단의 수법도 지능화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