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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에펠탑 소매치기로 하루 5백만 원 벌었다"

[월드리포트] "에펠탑 소매치기로 하루 5백만 원 벌었다"
프랑스 파리는 지난해 2,200만명이 방문한 세계 1위의 관광도시다. 낭만의 도시라는 찬사를 받지만, 소매치기와 사기꾼의 메카라는 오명도 동시에 있다. 파리의 관광지를 자신의 일터라고 생각하는 소매치기가 많기 때문이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는 에펠탑 전망대 직원들이 소매치기를 잡아달라고 파업한 뒤, 에펠탑 주변에서 활동해온 소매치기 일당을 검거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소매치기 수법과 특징, 범죄 규모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파리 관광을 꿈꾸는 한국 관광객들도 예방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프랑스 경찰은 최근 파리 교외의 호텔에 머물고 있던 소매치기를 체포했다. 모두 10명을 체포했는데, 7명이 혐의가 있어 법정에 넘겼다. 이들은 적어도 2년 전부터 프랑스 유명 관광지인 에펠탑과 베르사유 궁 주변에서 범죄를 저질렀다.
          
소매치기
범행 수법은 이렇다. 3~4명이 무리를 지어 움직인다. 관광객처럼 보이기 위해 모자를 쓰고 가방을 들기도 한다. 에펠탑 전망대도 정식으로 입장권을 끊어 올라간다. 전망대에서 파리를 내려다 보느라 정신 없는 관광객들을 털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였을 것이다. 먼저, 일당 가운데 한 명이 관광객의 관심을 끈다. 셀피(자기촬영)를 찍는 척하거나 길을 막기도 하고, 관광객에게 뭔가를 물어보기도 한다. 그 사이 공범이 슬쩍 관광객의 지갑이나 휴대전화를 빼내 달아난다.
          
소매치기는 전망대 아래에선 기금 모금 서명을 받는다며 관광객에게 종이 판을 내민다. 관광객이 서명하는 동안 소매치기의 손은 종이 판에 가려진 채 관광객의 호주머니나 지갑으로 들어간다.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니는 중국 등 아시아 관광객이 주요 목표다. 이런 수법으로 소매치기 일인당 여름 성수기(?)에 4천 유로(490만 원)를 벌어들인다.  
          
소매치기 일당은 동유럽 출신이 많은데, 이번에 검거된 조직도 루마니아가 고향이다. 주로 친구나 가족이 한패를 이룬다. 성공적인 가족 비즈니스라고 알려져 있다. 충분히 벌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다니고 호텔에서 생활한다. 지난해 이 조직은 호텔비로 10만 유로(1억 2천만 원)를 썼다고 한다. 각종 경비를 제하고 나머지는 루마니아로 송금했다. 루마니아에는 소매치기 두목이 살고 있는데, 두목은 이 돈으로 부동산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 경찰
소매치기단 검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파리 지하철을 무대로 4백만 유로(49억 원)를 털다 검거된 하미도비치 집안이 유명했다. 보스니아 출신으로 자국 여자 어린이들을 데리고 와 소매치기를 시켰다. 당시 파리 지하철 내 절도의 75%가 이들의 소행이었다. 2013년에는 루브르 박물관 직원들이 소매치기 근절을 요구하며 파업했다. 경찰은 파업 직후 소매치기단을 검거했다. 이번에도 에펠탑 직원 파업 직후 소매치기단을 검거했다.
          
프랑스 경찰의 통계를 보면 신고된 소매치기 범죄는 2010년 1만 5천 건에서 지난해 3만 4천 건으로 4년새 배 이상 늘었다. 프랑스 경찰은 이번 여름에 2만 6천 명의 경찰관을 시내에 배치해 범죄 예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유럽 출신 소매치기 범들은 지금도 관광지를 활개치고 다닌다. 검거를 두려워하지 않는 듯 해보인다. 관광객 스스로 주의를 기울이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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