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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다섯 번 자살시도 했지만…" 포천 자매 살인사건의 전말

[단독] "다섯 번 자살시도 했지만…" 포천 자매 살인사건의 전말
지난 2010년 12월 경기 포천의 여우고개 절벽, 한 등산객이 절벽 아래에서 유골 두 구를 발견했습니다.

이른바 '포천 자매 살인' 사건의 시작입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유골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습니다.

분석결과 열세 살, 열 살 난 자매의 유골로 나왔고, 사망 시점은 최소 석 달 전으로 추정했습니다.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자매의 부모를 지목, 추적에 나섰지만 자취를 감춘 뒤였습니다.

사건은 미궁에 빠졌고, 2년 가까이 장기미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자매의 부모인 이 모 씨 부부가 부산에서 검거되면서 사건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지난 2년간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이씨 부부가 자녀를 살해한 뒤 여우고개 절벽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추정했습니다.

수사 결과 사건의 얼개는 경찰 추정과 같았지만, 그 방법과 경위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자매의 사망 시점은 유골 발견 열 달 전인 지난 2010년 2월, 이 씨 부부는 자녀를 데리고 포천으로 여행을 왔습니다.

민박집에서 숙박한 이 씨 부부는 자녀가 잠들자 번개탄을 피워 동반자살을 시도했고, 막내딸이 화장실을 가기 위해 일어나면서 실패했습니다.

그 뒤 인근 산정호수로 갔습니다.

차량 안에서 다시 번개탄을 피웠지만, 자매는 깨어나 두 번째 자살시도도 실패했습니다.

이씨 부부는 깨어난 자녀를 목 졸라 숨지게 했고, 차를 몰고 여우고개로 이동했습니다.

차량은 절벽 아래로 떨어졌고, 충격으로 자매의 시신은 차 밖으로 튕겨 나왔습니다.

당초 경찰은 이 씨 부부가 자매 시신만 싣고 차량을 절벽 아래로 밀었다고 추정했습니다.

절벽 지형과 높이를 볼 때 차량에 동승 했다면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수사 결과는 달랐습니다.

절벽 아래로 추락할 당시 이씨 부부는 차량 안에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차량 기어가 운행 모드였고, 시동도 켜져 있었습니다.

기어가 중립이 아닌 이상 밀 수 없다는 겁니다.

경찰은 이 씨 부부가 습관적으로 안전벨트를 하고 절벽 아래로 차량을 몰았고, 절벽 20미터 지점에서 나무에 걸려 충격이 완화돼 세 번째 자살시도도 실패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 씨 부부의 자살시도는 끝이 아니었습니다.

절벽 아래에서 깨어난 이 씨 부부는 4번째 자살시도를 했습니다.

남편은 돌로 아내의 머리와 자신의 머리를 순차적으로 내려친 겁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부부는 눈을 떴습니다.

4번째 자살 시도도 실패한 겁니다.

이 씨 부부는 이번엔 영하의 날씨에서 옷을 벗었습니다.

동사를 시도 한 겁니다.

이 씨 부부는 다시 기절했지만 이번에도 깨어났습니다.

다섯 번에 걸친 자살시도가 무위에 그치자 이 씨 부부는 그때서야 생존을 선택했고, 그동안 맺었던 인연을 정리한 채 부산에서 2년간 숨어지냈습니다.

경찰은 다섯 번의 자살 시도는 1억 3천만 원 상당의 빚 때문에 벌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씨 아내는 "팀장이 되기 자신의 돈으로 무리하게 학습지를 구매해 인터넷에 저가에 되팔다 적발돼 빚더미에 앉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결과를 토대로 이 씨 부부를 살인 및 사유기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하고, 이번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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