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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동희 감독 "난 참 감독 편하게 한다"

[인터뷰] 강동희 감독 "난 참 감독 편하게 한다"

2011~12 프로농구는 원주 동부 천하다.

과거 김주성을 앞세운 높이의 팀, 그리고 질식 수비의 대명사로 알려진 동부지만 이번 시즌에는 득점력까지 좋아져 무적이 됐다.

동부 독주의 중심에는 강동희 감독이 있다. 흔히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성공한 감독이 되기 어렵다는 속설이 있다. 선수 시절 강 감독은 '조용한 스타'였다. 튀지 않으면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 했다. 지금 동부의 모습이 정확히 그렇다. 강동희 감독의 리더십 덕분이다.

SBS ESPN은 올스타 휴식기였던 지난 달 30일 강동희 감독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Q. 지난 레전드 올스타전에서 고생(?)하셨죠? 몸이 별 무리는 없었나요?

- 오랜만에 뛰었더니 힘들더군요. 당일날은 몰랐는데 다음 날 되니까 알이 배겼어요. 그래도 근육 안 뭉치고 이 체중을 지탱해 준 것이 다행이죠. (웃음)

Q. 모처럼 코트에 서보니 슛 감각은 어땠어요?

- 어느 정도 감은 살아 있는데 체력이 떨어지니까 안 되더라고요. 10개~20개 정도는 슛을 쏠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조금 뛰니까 슛 밸런스가 안 맞더군요.

Q. 올 시즌 동부의 독주입니다. 동부가 지난 시즌에 비해 어떤 점이 강해진 걸까요?

- 선수들이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것이 컸어요. 그리고 멤버 이동이 별로 없었고요.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농구가 늘었다고 봅니다. 시즌 초반에는 박지현이 슛과 집중력이 좋았고, 안재욱도 일취월장했죠. 4~5라운드에서는 윤호영이 득점에 큰 활약을 했잖아요. 팀이 조금 어려워질 때마다 한 명씩 미치는 선수가 나와 줬어요. 용병 벤슨은 한국 농구에 완전히 적응을 했고요. 3점슛도 빼놓을 수 없는데 지난 시즌 우리 팀 3점슛률은 10팀 중 최하위권이었는데 올해는 1~2위를 다투게 됐죠. 한 마디로 득점 루트가 다양해 졌어요.

Q. 동부가 이렇게 잘 나갈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 지금처럼 선두로 치고 나갈 것이라고는 생각도 안 했죠. 용병 자유계약제로 바뀌면서 각 팀 외국인 선수 수준이 올라서 6강 싸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 우리 선수들이 예상 외로 잘 해줬어요. 한 게임, 한 게임 하면서 탄력을 받았고요. 체력적인 부분이 우려됐는데 5라운드까지 큰 고비 없이 연승하면서 가고 있으니 그 부분도 걱정하지 않게 됐습니다.

Q. 타 팀 전력이 약화된 것도 동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 맞습니다. 인삼공사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팀들이 지난 시즌에 비해 약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KCC는 하승진의 부상, 전자랜드도 서장훈이 나가면서 높이가 낮아졌죠. KT도 용병 제스퍼 존슨이 이탈하면서 용병 부분에서 조금 힘들어 하고 있잖아요, 지난 시즌에 우리가 선두싸움을 하다가 막판에 체력에서 밀려 4위까지 내려앉았는데 올 시즌은 그때에 비해 조금 수월한 것 같아요.

Q. 감독님의 리더십과 관련해서는 달라진 부분이 없나요?

- 내가 바뀐 건 별로 없어요. 내가 뭐 카리스마를 앞세워 선수단을 장악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선수들을 믿고 강약을 적절히 조절하는 스타일인데요. 나보다는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죠. 우리 팀 선수들은 튀지 않고 희생할 줄 아는 선수들이 많아서 제가 팀을 끌고 가는데 큰 불편함이 없어요. 외국인 선수도 다루기 쉽고요. 좋은 선수들 만나서 편하게 감독하는 것 같습니다.

Q. 남은 시즌 선두 동부에 위협적인 요소는 무엇일까요?

- 남은 정규경기는 반타작만 해도 우승을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별 이변이 없는 한 우리가 정규경기는 우승할 것 같고요. 문제는 플레이오프입니다. 단기전에서는 전력이 평준화 돼서 예측이 힘듭니다. 인삼공사나 KCC, KT, 모비스, 전자랜드 등 상위권 팀들이 모두 만만치 않습니다. 인삼공사는 크리스 다니엘스가 가세하면서 높이가 좋아졌고, 모비스는 함지훈이 돌아오면서 팀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견제를 해야 합니다. KCC도 하승진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높이가 생기기 때문에 충분히 우승권에 근접해 있고요. KT도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기 때문에 우승을 노릴 수 있다고 봅니다.

Q. 동부 내부적인 변수도 있을 텐데요.

- 일단 이광재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서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존 황진원, 박지현, 이광재, 안재욱 등 4명의 가드가 앞선에서 균형을 맞춰주면 우리 팀의 높이적인 우세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겁니다. 어느 팀과 맞서도 쉽게는 지지 않을 거예요. 그동안 외곽이 항상 불안했는데 이광재 합류로 더 좋아질 겁니다. 이광재는 몸이 잘 만들어져 있어요. 슛은 군대 가기 전보다 좋아졌습니다.

Q. 선수시절에 비해 감독을 맡으면서 달라진 부분이 많으시겠죠?

- 선수는 게임에 대한 책임을 동료 12~13명과 함께 나눕니다. 선수는 게임에만 집중을 하면 돼요. 어떻게 플레이를 하고 얼마나 많은 득점을 할지, 그런 것들만 신경을 썼어요. 하지만 감독이라는 자리는 정규경기부터 플레이오프까지 모든 부분을 결정짓고 준비해야 합니다. 승패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자리예요. 혼자서 결정하고, 걱정하면서 팀을 끌고 가야하기 때문에 힘들 때가 있습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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