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구청장 서강석)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 조희재(1963년생) 사무관의 퇴직연금이 모교인 상주고에 장학금으로 전달됐다고 20일 밝혔습니다.
1963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상주고·동국대를 졸업한 뒤 공직에 입문해 32년간 송파구청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러던 중 정년을 4개월 남긴 지난해 2월 공로연수 기간 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족 대표였던 누나는 생전 자신을 "사랑에 빚진 자"라고 말하며 상주고에 장학금 기탁 의사를 밝혔던 동생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으나, 고인은 배우자·자녀 등 공무원연금법상 연금 수급권자가 없어 퇴직연금 지급이 불가능했습니다.
연금이 날아갈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구는 유족 측에 '퇴직연금 특례급여 제도'를 안내해 연금이 고인 뜻에 맞는 곳에 사용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퇴직연금 특례급여'는 사망한 공무원에게 상속인이 없을 경우 연금공단이 구청 등 기관장에게 대신 지급하고 이를 기념비 마련, 장학재단 설립, 사망 전 요양비 등으로 충당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다소 복잡한 행정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 송파구 도움 덕분에 고인 유가족은 고인의 생전 뜻을 받들어 무사히 모교 상주고에 장학금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구는 상주고와 수개월에 걸친 협의 끝에 퇴직연금 특례급여 1억 8천만 원을 기금으로 '조희재 장학금'을 신설했으며, 올해부터 매년 학생 8명에게 20여 년 간 수여될 예정입니다.
고인의 누나는 "동생이 두 살에 소아마비를 앓아 몸이 불편했는데 고교 친구들이 책가방도 들어주고 옆에서 공부도 도와주는 등 손과 발이 돼줬고,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생님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라'라고 따뜻하게 격려해 주시는 등 평소 학교에 대한 고마움이 많았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생은 생전 퇴직하면 꿈과 희망을 심어줬던 모교를 꼭 방문하고 싶다고 수차례 말했는데 끝내 방문하지 못했다"며 "장학금으로 인재 양성을 도와 동생의 뜻을 오랫동안 이어 나가겠다"라고 했습니다.
서강석 구청장은 "이번 장학금 신설은 고인을 향한 유족의 사랑과 송파구 적극 행정이 만나 이뤄낸 소중한 결과"라며 "고인의 오랜 노고가 담긴 장학금이 후배들의 미래를 밝히는 값진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송파구 제공, 연합뉴스)
동영상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