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별' 선수](http://img.sbs.co.kr/newimg/news/20230530/201789790_1280.jpg)
흔히 "드라이브샷은 쇼이고 퍼팅은 돈이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호쾌한 드라이브샷이나 아주 짧은 퍼트 모두 1타이기 때문에 퍼팅이 스코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의미입니다.
올해 들어 퍼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느끼고 있는 선수는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슈퍼 루키' 김민별(19세) 선수일 것입니다. 김민별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혀 화제가 됐고, 주니어 대회에서 20차례 이상 우승하며 주목을 받은 데 이어 KLPGA투어 시드 순위전에서는 1위까지 차지하며 대성할 재목으로 꼽혔습니다.
악몽의 30cm 퍼트 실패
![스프 별별스포츠 (사진=연합뉴스)](http://img.sbs.co.kr/newimg/news/20230530/201789787.png)
지난 4월 16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에서는 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최종라운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김민별은 막판까지 이주미와 우승을 다투고 있었습니다. 이주미가 합계 11언더파, 김민별은 합계 10언더파로 1타 차였습니다.
파5 18번홀에서 이주미가 세 번째 웨지 샷을 핀 1m 안에 떨궜습니다. 김민별의 샷은 2.5m에 붙었습니다. 이주미가 버디를 할 가능성이 90%가 넘었기 때문에 우승은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김민별이 2.5m 버디 퍼트를 넣으면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김민별은 세심하게 그린을 살핀 뒤 버디 퍼트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공은 30cm를 지나쳤습니다. 김민별의 얼굴에는 실망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 뒤가 더 문제였습니다.
![스프 별별스포츠 (사진=연합뉴스)](http://img.sbs.co.kr/newimg/news/20230530/201789788.png)
김민별은 마크도 하지 않고 30cm 파 퍼트를 무심코 툭 쳤습니다. 그런데 공은 홀 오른쪽을 스치고 30cm 이상 흘렀습니다. 김민별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프로골퍼가 그렇게 짧은 퍼트를 놓칠 확률은 1% 미만인데, 김민별이 결정적인 순간에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지른 것입니다.
모든 사람의 예상대로 30cm 파 퍼트를 넣었으면 박현경과 공동 2위가 돼 상금 9,500만 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이없이 보기에 그치며 합계 9언더파로 박민지, 이가영, 김수지, 전예성과 공동 3위가 돼 상금 4,700만 원을 손에 쥐는데 그쳤습니다. 결국 30cm 퍼트 실수로 4,800만 원을 날린 것입니다.
2주 연속 짧은 퍼트 실수
!['김민별' 선수](http://img.sbs.co.kr/newimg/news/20230530/201789786_1280.jpg)
김민별의 악몽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1주일 뒤인 4월 23일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됐습니다. 김민별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4m 파 퍼트를 남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파 퍼트는 들어가지 않았고 다시 80cm가 남았습니다. 김민별은 짧은 보기 퍼트를 앞두고 1주일 전의 악몽이 생각났는지 어이없이 홀 왼쪽으로 치고 말았습니다. 1타가 아쉬운 마지막 홀에서 결국 더블 보기.
보기로 막았으면 단독 4위가 될 수 있었는데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범해 다른 2명과 함께 공동 4위에 머물렀습니다. 상금에서도 크게 손해를 본 것은 물론입니다.
3주 연속 1m 퍼트에 울고 웃고
![2019 시즌 KLPGA 국내 개막전 우승, '조아연' 선수](http://img.sbs.co.kr/newimg/news/20230530/201789792_1280.jpg)
2019년 4월 7일 제주 서귀포의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에서는 2019 시즌 KLPGA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최종라운드가 열렸습니다. '특급 신인' 조아연 선수가 합계 9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끝낸 뒤 다른 선수들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장타자로 이름난 김민선(김시원으로 개명) 선수가 파5 18번 홀에서 세 번째 어프로치샷을 절묘하게 핀 1m에 붙였습니다. 버디 퍼트를 넣으면 조아연 선수와 동타가 돼 연장전을 통해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김민선의 버디 퍼트는 홀 왼쪽을 그대로 지나쳤습니다. 그린 주위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조아연은 2008년 유소연 선수 이후 11년 만에 신인으로 개막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기쁨을 맛봤습니다. 반면 맥이 풀린 김민선은 1m 정도의 파 퍼트마저 넣지 못해 2위도 하지 못한 채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우승, '조정민' 선수](http://img.sbs.co.kr/newimg/news/20230530/201789793_1280.jpg)
꼭 1주일 뒤인 그해 4월 14일 울산의 보라 컨트리클럽에서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마지막 라운드가 열렸습니다. 한 홀을 남기고 김보아 선수는 합계 7언더파로 1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보아는 파4 18번 홀에서 1m 파 퍼트에 실패해 6언더파로 내려앉았습니다. 공이 야속하게도 홀을 거의 한 바퀴 돌아 나온 것입니다.
이후 챔피언 조에서 경기한 조정민 선수가 두 번째 샷을 핀 1m에 붙였습니다. 김보아가 파 퍼트를 한 곳과 거의 비슷한 자리에 공을 떨군 것입니다. 김보아와 달리 조정민은 1m 버디 퍼트를 놓치지 않고 넣어 합계 7언더파로 시즌 첫 승과 함께 통산 4승째를 거머쥐었습니다. 만약 김보아가 마지막 홀에서 파 퍼트에 성공했다면 결과적으로 조정민과 7언더파 공동 선두를 기록해, 연장전을 통해 우승을 노릴 수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무척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19' 우승, '이승연' 선수](http://img.sbs.co.kr/newimg/news/20230530/201789784_1280.jpg)
다시 1주일 뒤인 2019년 4월 21일 경남 김해의 가야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최종 라운드 마지막 한 홀을 남기고 최예림 선수가 합계 10언더파로 신인 이승연 선수에 1타 앞선 단독 선두였습니다.
그런데 18번 홀에서 최예림은 1.2m 파 퍼트에 실패한 반면, 이승연은 이보다 한 뼘쯤 짧은 1m짜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생애 첫 승을 역전 우승으로 장식했습니다. 최예림이 파 퍼트를 한 자리가 이승연과 거의 비슷한 데다 경사가 별로 없는 곳이어서 더욱 뼈아팠습니다. 아쉽게도 최예림은 지금까지 준우승 5번을 했지만 우승은 한 번도 하지 못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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