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현지시간 오늘(17일) 오전 9시 22분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3명의 우주인을 태운 '선저우(神舟)' 12호를 발사했습니다. 중국에서 5년 만에 이뤄지는 유인 비행이자,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건설을 위해 우주인을 태워 보내는 것은 선저우 12호가 처음입니다. 앞서 중국은 지난 4월 우주정거장의 핵심 시설인 '톈허(天和)'를 쏘아 올려 궤도에 안착시켰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9일 연료와 식량, 장비를 실은 화물 우주선 '톈저우(天舟') 2호를 발사해 톈허와 도킹을 완료했습니다.
선저우 12호에는 세 번째 우주 비행에 나서는 지휘관 녜하이성(聶海勝)을 비롯해 류보밍(劉伯明), 탕훙보(湯洪波) 등 3명의 우주인이 탑승했습니다. 이들은 고도 390km 궤도에 있는 톈허와 도킹한 뒤 3개월 간 머물며 우주정거장 관리와 테스트, 과학 실험 등을 할 예정입니다. 중국 유인우주국은 "톈허에는 3개의 침실과 1개의 화장실, 체력 단련 공간 등이 설치돼 있으며 120여 종의 우주 식품이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은 1992년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주석의 지원 아래 유인 우주개발계획 '921'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이후 30년 만인 2022년까지 우주정거장을 완성한다는 목표로, 올해와 내년 우주정거장 모듈 3차례, 화물선 4차례, 유인 우주선 4차례 등 모두 11차례 로켓을 발사합니다. 우주정거장의 실험실 모듈인 원톈(問天)과 멍톈(夢天)은 내년 텐허와 도킹할 예정입니다. 톈허에 다른 모듈들이 합쳐진다며 길이 37m, 무게 90톤 규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계획대로 내년 우주정거장 톈궁이 완성되고 최소 10년 간 운영된다면, 톈궁은 2024년까지 운영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신할 유일한 정거장이 될 전망입니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은 우주정거장에서 17개국의 연구기관과 과학실험을 할 예정인데, 미국은 프로젝트가 기준에 미치지 못해 배제됐다"며 "미국을 따라잡는 것은 꿈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마오쩌둥에서 시진핑까지 이어진 '우주몽'
이후 중국의 우주 프로젝트는 한동안 표류했습니다. 1978년 당시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안보보좌관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화궈펑(華國鋒) 국가주석에게 작은 손가락만 한 월석 샘플을 선물했습니다. 무제는 1g에 불과했습니다. 중국은 이 월석을 반으로 나눠 0.5g으로 100여 명의 전문가가 모여 달에 대한 기본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중국은 1992년 미국이 주도하는 ISS 건설에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안보 문제로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우주 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0년 전후입니다. 1999년 유인 우주선 발사를 위한 선저우(神舟) 1호가 발사됐고, 2003년 10월 중국 최초의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를 태운 선저우 5호가 발사됐습니다. 이어 2004년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달 탐사 '창어(孀娥)' 프로젝트 수립을 결단했습니다. 2007년 10월 달 탐사선 창어 1호가 발사됐고, 2019년에는 창어 4호가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했습니다. 중국이 자신들이 꿈꾸는 '우주몽(宇宙夢)'에 더욱 다가서고 있고, 우주 강국 대열에 합류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탐사선 '톈원(天問)'을 화성에 안착 시킨 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화성에 중국인의 자취를 남긴 기념비적인 진전으로 우주 분야에서 중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됐다"고 자축했습니다.
후발 주자의 이점 톡톡히 누리는 중국…우리는?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이뤄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전략 산업인 우주 분야에 국가 주도로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습니다. 특히 후발 주자의 이점을 톡톡히 누리면서 미국과의 격차를 빠른 속도로 줄이고 있습니다. 화성탐사선 톈원은 ▷화성 궤도 비행 ▷착륙 ▷탐사란 3가지 임무를 동시에 성공한 세계 유일의 국가가 됐습니다. 미국은 탐사선을 수차례에 걸쳐 화성에 보내며 3가지 임무를 순차적으로 성공했습니다. 중국은 또 베이더우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정지 궤도와 경사 궤도에 위성들을 추가로 쏘아 올려 사각지대를 없앴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요 국가의 우주산업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우주개발 예산은 각각 476억 달러, 88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우리나라는 7억 2천만 달러였습니다. 경제규모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낮은 수준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항공우주 기술 수준을 보면, 미국이 100이라면 중국은 89, 한국은 60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달 탐사 프로젝트와 독자 개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는 수 차례 연기되고 있습니다. 강력한 컨트롤 타워 부재와 부족한 투자, 정권의 보여주기 식 추진, 일방적인 계획 수립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문제들을 방치한다면 우리에게 우주 개발은 그저 '달나라 얘기'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