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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일하는 청소노동자…"5년째 한 끼 2,700원"

<앵커>

하루 한 끼를 2천700원 안으로 해결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사립대학에서 청소를 담당하는 분들인데요.

5년째 식비가 그대로라고 하는데, 홍영재 기자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새벽 5시 52분, 사립대학 청소 노동자 김정희 씨는 이미 일과 준비에 바쁩니다.

[김정희/대학 청소노동자 : 5시 반까지 와 가지고 대기실에 가서 옷 갈아입고 그러고서는 올라와 가지고 한 10분 정도 쉬었다가….]

학생과 교수들이 오기 전에 김 씨는 건물 두 개 층을 청소해야 합니다.

층마다 화장실이 두 개, 강의실과 교수연구실이 10여 개씩 있습니다.

두 시간 청소하고 나면 잠시 휴식이 주어지지만, 아침밥은 건너뛰기 일쑤입니다.

용역업체는 하루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한 끼 식대 5천400원을 주지만, 현실적으로 아침, 점심 두 끼를 학교에서 해결하는 청소 노동자 입장에서는 한 끼 밥값이 2천700원인 셈입니다.

6천500원 하는 학생식당 점심값도 안 됩니다.

그래서 휴게실에서 동료들과 밥을 짓고 집에서 싸 온 반찬으로 점심을 때웁니다.

[밥값이 워낙 비싸 가지고 우리는 하루에 (한 끼) 2,700원인데 그거 가지고 커피도 제대로 못 사 먹잖아요.]

먹거리 물가는 무섭게 치솟았지만, 김 씨 같은 사립대학 청소노동자들이 받는 한 달 식대는 5년째 12만 원에 묶여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루 두 끼 밥값을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거의 비슷한 일을 하는, 하지만 대학에 직접 고용된 국공립대 청소노동자들이 받는 월 14만 원으로 2만 원 올려 달라는 게 이들의 요구입니다.

[숙명여대 대학생 : 새벽 4시에 출근하는 노동자들이 집에서 도시락을 챙겨오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청소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 진짜 사장은 학교입니다.]

사립대학 측은 식비 등 급여는 용역업체가 감당할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용역업체와의 집단 교섭이 결렬된 청소노동자들이 다시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선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유동혁,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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