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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어낸 '방사능 아스팔트', 주택가 공원 방치

<8뉴스>

<앵커>

다량의 방사선 물질이 검출돼 모두 뜯어낸 서울 월계동의 도로 아스팔트 잔해가 엉뚱하게도 근처 공원에 버려져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불안해 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구청은 왜 이런 식으로 처리를 한 걸까요?

안서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 4일, 포크레인이 도로 위 아스팔트를 전부 걷어냅니다.

이 일대 도로에서 이상 수치의 방사선량이 검출돼, 구청이 긴급 조치에 나선 겁니다.

이렇게 뜯어낸 아스팔트 덩어리들은 어떻게 처리됐을까.

서울 상계동 아파트 단지 옆 공원입니다.

파란색 포장재를 들춰보니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도로에서 뜯어낸 아스팔트 조각이 가득합니다.

공원 한 쪽 빙상장 건설 현장에 330톤에 달하는 폐아스팔트를 그대로 방치한 겁니다.

폐아스팔트 조각에 계측기를 갖다대니 지금도 서울 대기 평균 방사선 수치의 10배인 시간당 최고 1.5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선량 수치가 나왔습니다.

[이지언/서울환경운동연합 : 이렇게 습기에 취약한 지역에 보관될 경우에는 지하수 등을 통해서 주변 오염을 시킬 수 있습니다.]

관할 노원구청 측은 인체에 유해한 수준을 아니라고 설명하지만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인근 주민 : (이게(방사능) 바람에 날리지 않는대요.) 바람에 안 날리면 구청 마당에 갖다놓지, 왜 여기다 갖다 놨어요?]

지난 8일 원자력 안전위원회는 "이 폐아스팔트 조각들에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포함돼 있다"며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분류했습니다.

현행 규정상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경주 방폐장에 보관해야 하는데, 방폐장이 아직 완공되지 않아 임시로 이곳에 보관했다는 게 구청 측의 설명입니다.

[배경섭/서울 노원구청 도시계획국장 : 임시 저장한 겁니다. 마대로 싸두고 그 뒤로도 보관방법을 원자력위원회하고 계속 협의하고 있었습니다.]

논란이 거세지고 있지만 노원구청 측의 입장도 난감합니다.

경주 방폐장이 완공될 때까지 폐아스팔트를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은데, 관내 한국전력 중앙연수원은 이미 방사성 폐기물을 상당량 갖고 있다며 구청 측의 보관요청을 거부하고 있고 주민들은 자기 집 주변에 두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급기야 노원구청은 오늘(15일) 오후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는 문건까지 내놓았습니다.

구청 혼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폐아스팔트를 방치하고 있는 사이,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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