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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삼백년 함께 해온 당산나무 '고사'

정읍의 한 마을에 있는 3백년 된 느티나무입니다.

무성한 나뭇잎 대신에 바짝 메마른 잎들이 가지마다 메달려 있습니다.

나무 뿌리에는 예리한 전기톱날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주변 세그루 모두 이런 식으로 훼손됐습니다.

얼마 전에 누군가가 이처럼 나무에 구멍을 낸 뒤 제초제를 뿌려 고사를 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심태식/마을주민 : 나무가 죽었다고 해서 동네 사람들하고 와봤더니 나무 옆에 (제초제가) 있었어요.]

그동안 마을 주민들에게는 당산나무가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액운을 막아줄 뿐 아니라 농사일에 흘린 땀을 식혀주기도 하고 오다 가다 쉬어가는 쉼터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조상 때부터 내려온 당산나무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 봐야 하는 주민들은 할말을 잃었습니다.

[이채순/마을주민 : 자식이 죽은 것보다 더 비통하죠. 500년 이상 된 선조가 지켜온 나무를 죽였는데 창피한 일이죠.]

경찰은 느티나무 고목이 장식용으로 비싼 값에 팔리는 점을 노리고 이런 짓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수백 년을 함께 해온 쉼터를 당장 잃게 될 처지에 놓인 주민들, 당산나무를 살릴 방법이 없어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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