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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원입니다" 가격 내리고 끙끙…위태로운 '동네 카페'

<앵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카페들이 전국에 많이 들어서고 있죠. 최근에는 동네의 작은 카페 근처에 1천 원대에 싼 커피를 파는 프랜차이즈 가게가 잇따라 생겨나면서 자영업자들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지연 기자입니다.

<기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에 3천 원이었던 이 커피 가맹점은 바로 옆, 저가 커피숍이 같은 메뉴를 1천600원에 판매하자 가격을 절반으로 내렸습니다.

[커피숍 A : 같이 경쟁을 해야 되니까.. 힘들어도 해야죠. 본사에서도 그렇게 (이곳만 한해서) 허가를 해줬어요.]

또 다른 커피 가맹점은 기본 용량을 늘려 대응 중입니다.

[커피숍 B : 사람들이 맛을 안 보고 가격이랑 용량(을 봐요.) 저희는 기본 사이즈가 이걸로 기본(크기)이 바뀌었거든요.]

매출 감소와 수익성 저하는 점주들이 감당할 몫입니다.

동네 영세 커피숍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습니다.

강혜란 씨의 커피숍은 지난 2일 문을 연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과 커피를 파는 대기업 빵집 사이에 낀 신세입니다.

여러 기관에 민원을 넣었지만 상가건물 분양계약서에 동종업종 제한이 없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대통령 신문고 통화 내용 : 선생님 사실상 현행법상으로는 상담을 드리기는 굉장히 어렵고....]

[관할구청 통화 내용 : 임대차 계약서에 동종업종 제한약정이라든지 상가 관리규약상의 내용이 없으면 어려운 부분들이거든요.]

응원을 해 주는 동네 주민들도 있지만, 막막함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강혜란/커피숍 사장 : 대기업이 아무래도 이런 개인 카페를 대상으로 바로 옆으로 들어오는 건 좀 상식적이지 않잖아요.]

제빵업계에서는 동네 빵집 500m 안에는 대기업 제과점 출점을 제한하는 상생협약이 10년째 운영되고 있지만 커피업종에는 이런 논의조차 없습니다.

[박상희/소상공인연합회 홍보과장 : 규제라든지 제약을 둬서 동네 카페가 계속 명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특색 있는 카페가 지켜질 수 있도록....]

재작년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공격적인 출점 속에 새로 생긴 커피 가맹점은 3천 곳에 달했습니다.

이 와중에 지난해 폐업한 커피전문점은 1만 2천 개를 넘어 역대 최대였습니다.

(영상편집 : 김윤성, VJ : 정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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