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 총격' 경찰 보디캠 공개에 유족 "전면적 조사" 요구

미국 LA에서 정신질환을 앓는 한국인이 병원 이송을 도우러 출동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과 관련해 LA 경찰이 당시 경찰 보디캠 영상을 공개한 가운데 유족들이 진상규명과 해당 경찰관 처벌을 재차 요구했습니다.

숨진 한국인 양 모 씨의 유족 측 변호인단은 현지시간 17일 성명을 내고 "LAPD는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보여주고 상황을 완화하려고 시도하기보다 집에 들어간 지 몇 초 만에 총을 쏘아 숨지게 했다"며 "영상이 보여주듯 양 씨는 겁에 질려 있었고 혼란스러워했다"면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양 씨는 혼자 집 안에 머물러 해를 끼칠 위험이 없었다"며 "경찰이 상황을 악화시켰고 불필요한 총격으로 귀결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우리는 전면적이고 완전히 투명한 조사, 그리고 사건 관련 모든 증거의 공개를 요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앞서 LA경찰국은 현지시간 17일 사건 당시 출동한 경찰관들이 착용한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11시 58분쯤 경찰이 양 씨의 아파트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양 씨와 마주친 지 약 8초 만에 "흉기를 내려 놓으라"고 외치며 현관문 앞에서 3차례 총을 발사했습니다.

양 씨는 왼손에 흉기를 든 채 서너 걸음 앞으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양 씨는 첫 번째 총격에 곧바로 뒤로 쓰러진 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경찰이 확인한 결과 가슴에 2발, 복부에 1발씩 총상을 입었습니다.

경찰관들은 이미 축 늘어진 양 씨의 몸을 젖혀 옆으로 눕히고 두 팔을 뒤로 돌려 수갑을 채운 뒤에야 양 씨의 부상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앞서 LA 정신건강국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관문을 두드리며 양 씨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양 씨는 강하게 거부하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이후 경찰은 양 씨 가족에게 강제로 나오게 하려면 물리력을 동원해 체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한 뒤 양 씨 가족에게서 열쇠를 넘겨받아 아파트에 진입했습니다.

LAPD 측은 보디캠 영상을 공개하며 "수사관들은 현장에서 28㎝ 부엌칼을 회수해 증거물로 보관했으며, 현장에서 약물(narcotics)을 회수해 증거물로 조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LAPD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이 사건을 계속 조사하고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의 자체 조사가 끝나면 민간 조직인 경찰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해당 경찰관의 무력 사용이 정당했는지 결정하게 됩니다.

(사진=LAPD 공개 영상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