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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아들 26년 간병하다 살해한 백혈병 엄마…재판부 판단은

[Pick] 아들 26년 간병하다 살해한 백혈병 엄마…재판부 판단은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자료 사진입니다.

선천적 장애를 앓던 아들을 오랜 간병 끝에 살해한 친모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50대 A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1월 경남 김해시 한 주거지에서 20대 아들 B 씨를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중증 지적 장애와 뇌병변 등을 앓던 B 씨는 태어날 때부터 혼자 걷거나 배변 조절이 불가능했습니다. 음식 섭취가 힘들고 종종 발작까지 일으켜 A 씨 도움 없이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A 씨는 그런 아들을 26년간 밤낮없이 돌보다 십여 년 전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고, 2022년에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까지 받아 건강이 더욱 악화됐습니다. 
 
자신이 언제든지 죽음에 이를 것이라 생각한 A 씨는 아들이 지낼 수 있는 시설을 알아봤으나 아들을 맡아 줄 마땅한 시설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B 씨에 대한 걱정으로 심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게 됐고, 남겨진 가족에게 자신이 겪어온 부담과 고통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한 A 씨는 B 씨와 함께 생을 마감하려고 마음먹고 범행 후 자신도 숨지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재판부는 "살인은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장 극악한 범죄"라며 "장애로 인해 A 씨에게 전적으로 의지해 왔던 B 씨는 어떠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생명을 잃어 합당한 처벌이 마땅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A 씨의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지만 그동안의 헌신과 노력, 고통과 고뇌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한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범행에 이르게 됐지만 A 씨는 누구보다 고통을 안고 살아갈 것"이라며 "A 씨와 B 씨를 가까이서 지켜본 장애인 단체 직원과 지인, 유가족도 오랜 시간 홀로 피해자를 돌본 A 씨의 고통을 말하며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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